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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anon 5D] 마지막 가을산책, 호계 자유공원


사실 모든 게 정상이었더라면

이렇게까지 허무하게 가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오전 혼출을 즐기는 나로서는

올해 가을은 대부분 마음 달램을 위한 오후 산책였다.

10년 동안 다니던 회사가 망하고

고용승계로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서

업무상 모든 게 바뀌면서

끊임없이 둘러싸는 업무상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올 한 해였다.

그렇게 나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을 맞이했다.

평소 같았다면,

주말이면 하루에 2차례씩(오전 혼출, 오후 출사) 사진을 찍었겠지만,

마음이 몸을 억누르는 상태까지 오다 보니

오후에 간신히 움직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게 오늘도 매뉴얼처럼

마음을 달래기 위해 50.4 하나만 들고 가까운 동네 산책길을 걷는다.

다른 때라면 꼭 방문했을 곳인데

겨울을 앞둔 이제 처음 방문해본다.

 

 


솔직히 말하면 사진 찍는 재미는 이제 없다.

걱정으로 머리가 가득 차서

해결도 안 될 걱정으로 표정이 무거운 채 돌아다니는 격이다.

이것 마저도 안 하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유일하게 혼자 뭔가를 할 수 있는 사진기를 들고나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 마음을 잘 모를 테지.

쉽게 겪을 몸과 마음의 환경도 아닐 테고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이니.

 

상담사가 말한다.

이제 좀 장기 휴가나 병가, 휴직도 고려해볼 만하지 않겠냐고.

나는,

심각한 갈림길에 서 있는 요즘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세상에서 순식간에 잊혀지는가 보다.

 

날씨 탓인가.

우울함이 극에 달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