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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낯선 세상 (니콘 D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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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익숙했던 일상의 풍경들이 낯설게 보이는 때가 있다.

오늘이 딱 그랬다.

세상은 바뀐 게 없다.

내 무언가가 바뀌었던 얘기다.

나의 시선, 나의 생각,

복잡함이 밀려오는 연말이다.

더 하고 싶은 욕구는 변함이 없는데 상황은 쉽게 발을 붙이게 만들지 않는다.

나는 좌절하고 다시 용기내고 다시 좌절하고 그러함에도 다시 용기내기를 반복한다.

그렇게 지내 온 2023년.

과연 2023년이 나에게 의미 있는 일이 있긴 한 걸까?

노력해도 되지 않는 일은 분명히 존재한다.

내가 20대라면 바로 방향을 바꿔 다른 길을 선택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다른 길을 선택할 갈림길 자체가 없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야 할지도 모르는 최악의 상황일 수도 있다는 소리다.

2023년은 나에게 그랬다.

선명해지지 못하고 늘 안개로 가려져있는 먼 곳 저 산의 모습처럼 말이다.

삶이란 내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때,

누굴 탓하지도 원망하지도 못하고 

오직 나 혼자만의 해결되지 않는 투쟁으로 이어질 때,

삶의 고달픔이 깊어지는 듯하다.

나는 그래도 새 신발을 준비한다.

앞으로 이어진 길이 가시덤불일지라도

거기에 맞는 신발을 준비해서

기어코 그 가시덤불 너머 풀꽃이 반겨주는 오솔길로 접어들려 한다.

사람들은 세상이 급변한다고 하지만

정작 변하지 않는 내 모습도 되돌아볼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무언가 잘 못 흘러가고 있음을 인지했을때

시간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똑 같이 주어진다.

정해진 삶의 포부가 있다면

길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시간 속에서 투쟁해야 한다.

내가 보내버린 시간은 절대 희망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희망은 흘려버린 과거에 있지 않고

현재에 있고

미래에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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