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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사진 - 한 롤 이야기

한 롤 이야기 (코닥 골드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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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만에 필름 한 롤을 다 찍었다.

사실 봄시즌에도 필름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계속 한 동안 필름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었다.

이유는 단 하나!

봄시즌에 필름 사진 찍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필름 스캔받는 업체가 과부하가 걸려서

필름을 맡겨도 몇 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일 거라

굳이 필름 사진을 찍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날 왜 필카를 들고나갔냐면

계속되는 흐리고 뿌연 날씨에 우울증까지 올 무렵

이 날 하늘이 완전히 푸르렀다.

도저히 필름을 들고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푸른 푸른 푸른 날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이런 날이 계속되기만을 바랬지만

바로 저녁부터 다시 흐린 날이 시작되었다.

지독하게 뿌옇고 흐린 날이 계속되는 올 봄날이었다.

 

 

 

 

뿌연 날씨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한참이 지난 후

오랜만에 맑은 날이었다.

찍던 필카를 다시 꺼내 들고 노들섬에 가 보았다.

사실 오랜만의 맑은 날이라

한강바람을 쐬고 싶었을 뿐인데

한강빛도 좋았고

신록이 시작되는 녹색 세상도 참 좋았다.

 

 

 

 

 

그리고 다시 반복되는 뿌연 날씨.

미세먼지 봄날과

흐린 봄날이 복합적으로 계속되는 가운데

하루 종일 희뿌옇다가

오후 5시 즈음돼야 해가 좀 나는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늦은 오후 서울대공원 테마파크에 갔다 왔다.

공사로 물이 거의 빠진 대공원 호수지만

그래도 호수 바람이 급 뜨거워진 날씨 속에서 시원했다.

 

 

 

 

비가 계속 오다가 비가 멈추니

한강빛이 푸르르게 빛나기 시작했다.

역시 늦은 오후이지만

냉큼 필름 카메라를 들고 이촌한강시민공원으로 향했다.

맑은 빛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벚꽃시즌부터 시작된 필름카메라 붐은

5월인 요즘도 한창이다.

예전이면 당일이나 바로 다음날 스캔 결과물을 받을 수 있었는데

내가 맡기는 현상소는 기본 일주일을 대기 타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알아보니

월요일마다 700 롤 정도 접수가 된다고 한다.

그렇게 2~3주째 이어지고 있단다.

필름 스캔의 거의 대부분은 일회용 필카들이란다.

역시 필름 소비는

20대를 중심으로

일회용 필카나

다회용 저가 필카 소비가 대부분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필름 현상소를 찾았다.

맡기러 가고 보니

예전에 출사 중 구경 간 곳이었다.

어쩐지 들어서는 골목부터 낯익더라 했다.

좀 먼 곳에 위치해 있고 아직 유명세가 덜해서 그런지

맡긴 지 20분 만에 스캔본을 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 자주 맡겨야겠다.

 

필름을 받고 컴퓨터에 저장하려고 보니

필름 찍은 지 2달이 넘어갔더라.

깜짝 놀랐다.

바로 엊그제 필름을 찍은 것 같은데 어느새 두 달을 넘겼다.

순식간에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봄날이고 뭐고 이렇게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가는 게 야속하기만 할 뿐이다.

어쨌든 이번 롤은 바로 이어서 찍고 있다.

'백날 디지털 사진으로 필름 사진 흉내 내며 보정해 봐야 소용없다.'

필름 사진 받고 나면 역시 필름 사진 느낌은 필름으로 찍는 게 답이다.

바로바로 더 많이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이번 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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