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요일은,
몇 달째 토요일마다 흐린지는 모르겠지만
역시나 잔뜩 흐린 날씨였고
사진기를 들고나가긴 했지만
한두 장 찍고 만 하루였다.
초저녁에 잠이 쏟아진 지 꽤 되었고
역시나 초저녁부터 졸다 졸다 새벽이면 깨는 수면 패턴이 이젠 일상이 되었다.
한참을 아침을 기다리다
아, 역시나 오늘도 흐리겠구나 싶었는데
해 뜬 후 풍경은 안개가 자욱해서
사진 찍기 좋을 것 같아 부랴부랴 씻고
진짜 오랜만에 사진기를 들고 해 뜨자마자 밖으로 나섰다.
어제처럼 강추위일 것 같아 거의 안 입는 롱패딩을 입고 나갔으나
바람도 없고 기온도 높고
걷기 딱 좋은 아침이었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이 된 상태로
사진산책을 즐기고 돌아왔다.










일 년 중 겨울만 되면 우울함이 강해지고 오래 지속된다.
그래서 추운 겨울을 진심으로 싫어한다.
여름은 괜찮다.
난 추운걸 정말 싫어하고 흐린 날을 정말 싫어한다.
언제부턴가 한국 날씨는
흐린 날이 굉장히 늘어난 듯 보인다.
기분이 축 가라앉아 뭘 해도 기분이 정상으로 올라오지 않는 시기가 자주, 그리고 길어지다 보니
이게 나이가 더 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하긴 20~30대 때는 날이야 어땠든
만날 사람도 늘 있고 반겨주는 사람도 늘 있고 같이 할 일도 늘 있었으니까.
지금의 나이는
모든 것이 과거의 기억일 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은 모두 끊어지고
만나던 사람은 거의 사라지고
그런 현상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욱 강해졌고
이제는 이전에 만나던 사람 누구와도 연락하며 지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새로운 대인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무슨 모임에 나가서
예전처럼 노력을 할 만큼 정신적 여유가 없음을 느낀다.
쉬운 말로,
'먹고살기 바쁘다'.
난 이 말이 그냥 그런 습관 같은 말투인 줄 알았는데,
제대로 먹기 위해, 그리고 살기 위해,
하루하루를 이어가는 건 정말 고난에 가까운 일임을 몸소 느낀다.
그래도 난
여전히 사진을 찍어오고 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난 스스로 만족하며 지낸다.
잊혀간, 사라져 간, 연락 끊긴 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이 그립다는 건 아니고 그 시절이 그립다.
그 와중에도 한두 명의 기억 속 사람은 여전히 보고 싶고 그립다.
그런 하루하루가 이어지는 요즘이다.
오전에 사진을 찍고 들어오니 일요일 오후가 한가롭다.
조금씩 조금씩 주말 출사를 하는 사진 모임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그런 사진 모임은 없다.
애당초 사진 모임 자체가 거의 없다.
대부분 60대 기준 전후 나이대의 사진 모임이 조금 있고,
나머지는 뭐 20,30대 단톡방, 소모임들 뿐이다.
내 나이대의 활동 있는 사진 모임은 이제 없다.
어쨌든,
많은 사람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사진 찍는 것에 진심인 사람을 찾아보긴 할 것이다.
그 과정은 여전히 혼출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