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은 날이면 꼭 찾는 곳이 있다.
나는 이제 사진을 찍으러 멀리 가지 않는 스타일로 접어들었는데
가까운 곳에 좋은 곳이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4호선 대공원역에 내려서 셔틀버스를 타고 과천 현대 미술관에 가서
조금만 걸으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가깝고 전망 좋고 사람은 거의 없고 여유를 부리기 참 좋은 곳.
벤치는 처음에 등을 기댈 수 있는 그런 나무 벤치였는데
미술관답게 어느 순간 대리석으로 바뀌었다.
종종 나는 저 대리석 의자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곤 한다.
그럴 때면 지금이 참 좋은 순간임을 느낄 수 있다.
금요일이지만 오후반차를 쓰고
볼일을 마치고 이곳에 도착하니
해가 지기 1시간 전 즈음이 됐다.
오랜만에 집에서 휴대폰만 보지 않고
밖으로 나와 휴대폰 안 보고 시간을 보내니
뭔가 살짝 살아있는 느낌이 들었다.
더불어 안개가 자욱한 하루였는데
일몰 즈음에도 안개가 여전히 있어
그것이 또 노을 지는 빛과 어우러져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니
그것 또한 좋았던 저녁을 맞이할 수 있었다.
사진이란 게 뭐가 좋냐면
이 기분, 이 느낌, 이 순간을 남겨놓고 시간이 흐른 뒤 돌이켜 볼 때
이 사진들을 보며
그때의 기분, 느낌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그래서 난 여행 사진이 아닌 일상사진을 남기는 게 좋고
지금 내 사진 생활은 그런 스타일로 흘러가고 있는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