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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이야기 ( 오직 여기서만 )

사진 잘 찍는 법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내 사진 좋다고 '좋아요' 눌러주는 사람도 많아야 20명 정도이고
내 사진 보고 싶다고 팔로우 하는 사람도 현재는 50명도 되지 않는다.
대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사진을 찍기 시작해서
이틀 이상 사진 안 찍고 넘어간 날이 없을 정도로
거의 매일매일
그렇게 24년째 사진을 찍어오고 있지만
어쨌든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그런데 난 왜 뜬금없이 사진 잘 찍는 법을 글로 남기고 싶은 걸까?
지금부터 그 얘기를 좀 해보려 한다.
 
 

 
 
 
 
나의 첫 카메라는 리코 RDC-5000이다.

구글 검색 결과는 아래와 같다.
 

 
그러니까 나는
28살 때까지 사진이란
모두 인화된 사진이 전부였고
필름 카메라로 찍고 사진관에 가서 맡기면
다음날 찾으러 가서 인화된 종이 사진을 받는 것이었다.
그런데 대학교 졸업과 동시에 형으로부터 받은 디지털카메라를 받고서는
도깨비한테라도 홀린 듯 사진에 빛의 속도로 빠져들었다.
2002년이었다.
사진을 찍으면 바로 LCD 화면에 보인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고
당시에 형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스티커 사진' 사업을
대전에서 세이 백화점 1층에서 최초로 시작하면서
어마어마한 벌이를 하고 있던 때였다.
형은 나에게 2호점을 낼껀데 네가 맡아서 하겠느냐라는 제안을 했지만
세상 물정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그냥 흘겨듣고 말았던 것이
지금까지도 후회되는 내 인생 최고의 실수이기도 했다.
 

 
 
형은 스티커 사진 사업을 준비하면서
이미 당시에는 생소했던
'디지털카메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사업에 필요하다 보니 디지털카메라를 여러 대 사서 활용 중이기도 했다.
당시 스티커 사진을 찍을만한 디지털카메라는 대당 1천만 원 내외로 상당히 비쌌다.
 
어쨌든
형 덕에
똑딱이 디카 리코 RDC-5000으로 사진을 찍다가
추가로 준 올림푸스 E-10을 받고 나서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같은 시기에 나는 취직을 위해 대전에서 안양으로 올라온 시기였다.
올라오는 길에 챙겨 온 짐은 오직 올림푸스 E-10 하나였다.
2002년에 상경해서
2003년 봄,
세상은 순식간에 디카 시대를 맞이했고
우후죽순으로 다음 카페를 중심으로 디카 사진 모임이 생겨났다.
1년 전에 나는 이미 똑딱이 디카를 경험했고
DSLR이라 불리던 올림푸스 E-10으로 찍을 무렵
세상은 그제야 디카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나의 사진 생활은 시작된 것이다.
 

 
구글 검색 결과

 
2003년도부터 안양 디카 사진 모임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나는 첫 직장으로 종합 사진 현상소에 들어갔다.
직장에서 아날로그 사진의 모든 것을 배우고 연습하고 일하고 경험했다.
웨딩 종합 현상소이다 보니
현상과 암실 인화 시스템은 완벽했고
당시에는 거의 국내 최초다 싶은 대형 디지털 인화 시스템까지 운용하던
국내 웨딩 인화 탑 3 안에 드는 어마어마한 회사였다.
그리고 집에 오면 늘 포토샵과 살았으며
온갖 사진 기술 서적, 사진가, 사진집, 에세이집 등
사진에 관련된 모든 걸 체할 정도로 섭렵하던 시기였다.
그렇게 2007년까지 내 모든 삶은 사진이었고
사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2007년인 이유는
사진 세상에 큰 변곡점이 온 시기였기 때문이다.
드디어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당 1천만 원이 넘던 풀 프레임 DSLR은
2005년, 캐논 5D를 시작으로 일반인들도 접근 가능한 대중성을 맞이하기 시작했고
올림푸스 마니아였던 나도
풀 프레임을 쓰기 시작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똑딱이 디카로 참 재미있게 활동하던 많은 사진 모임들이 침체기를 겪으며
시기상 다음에서 네이버로 모임이 옮겨가던 시기와 맞물려
내 사진 생활은 급속도로 변화하던 시기였고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이며
서서히 나만의 사진 스타일을 찾아가기 시작한 시기이도 했기에
나에겐 상당히 중요한 시기였다.
더불어
드디어 서울 사진 모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기도 했다.
 
여기서 잠시 언급하고 넘어가고 싶은 부분은
디지털 사진을 찍으면서
늘 필름 카메라로도 사진을 찍어왔었는데,
필름 카메라로는 모두 인물사진만 찍어왔었지만
이 시기부터 인물 사진 외에 필름 사진의 피사체를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2007년도 전까지는
거의 대부분 내 사진들은 인물사진이었다는 것.
지금은 인물사진은 거의 찍지 않고 있다.
 
 
 
 
아래 캡처는 내 구글 포토에 업로드되어 정리되어 있는 내가 찍은 인물들의 일부분이다.

 
나의 첫 필름 카메라는
니콘 F801s였고
역시 형이 찍으라고 준거였으나
그 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돈을 모아가며
디지털카메라와 필름 카메라들을 사서 찍기 시작했다.
필름 사진은
올림푸스 OM-1, OM-2, OM-4, 35RD, 35SP로 옮겨가며 참 많은 필름 사진을 찍었다.
올림푸스 마니아인 나는 모두 올림푸스 카메라만 써왔다.
내가 가장 즐겨 찍던 필름은
코닥 포트라 160VC와 일포드 델타 100 이었다.
물론 그 당시에 출시된 정말 다양한 종류의 필름을 거의 다 써보았고
사실 인기는 후지 리얼라가 최고의 인기이긴 했다.
그 당시엔 정말 많은 종류의 필름이 있었고
계속해서 신상품이 출시되곤 했었는데,
디지털 세상이 오면서 거의 모두 사라진 유산이 되었지만
참 그리운 시절이다.
그래도 아직까지 필름이 나오고 있음에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아래는 2008년에 필름 구매 후 인증숏으로 찍은 사진이다.

 
 
 

그 후 이야기는 쓰지 않겠다.

왜냐하면

그 후 사진들은 본 블로그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자! 그럼 이제

주제로 돌아와서

2026년, 사진 잘 찍는 법에 대해 얘기해 보려 한다.

 

 

 

지금까지 주저리주저리 과거 내 사진 경험을 적은 이유는 하나다.

사진은 경험이다.

사진을 잘 찍으려면 경험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뭐든 찍어봐야 그다음이 있다.

수많은 경험,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시간이라는 경험,

사진을 잘 찍으려면 사진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 유튜브에서 이런 문구를 접했다.

'사람은 경험한 것 이상을 상상하지 못한다'

 

음,

절대적으로 맞는 말은 아니겠지만 공감이 가는 문구였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조건에서 어떤 환경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삶은 다양하게 흘러간다.

사진도 그렇다.

나는 거의 10년을 모든 장르의 사진을 찍어보았고

그 당시 세상에 나온 거의 모든 사진 서적을 다 읽어볼 정도였고

나의 사진 취향이 정해지면서부터

나는 사진 에세이 스타일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으며

사진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인물사진을 과감히 버리고

내 주변 일상을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또다시 10년 넘게 사진을 찍으며 반복되는 내 주변 일상을 담으면서

계절마다

어느 담벼락 밑에 어떤 풀이 자라는지

공원 숲길 외로운 단풍나무가 언제 물드는지

안양에서 어느 나무에서 매화꽃이 가장 먼저 활짝 피는지

모두 몇 년에 걸쳐 반복된 경험이 없으면 알 수 없는

자연의 이치를 감각으로 알게 되고

사람들은

어떻게

어느 순간

어떤 모습으로

이 동네

저 동네

골목골목을 채워나가며

계절의 변화를 맞이하는지

나는 이제 많은 걸 알게 되었다.

모든 건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세상은 한 번 뒤집어졌다가 제자리를 찾은 듯 보이지만

코로나 이전 세대의 지금의 삶은 180도 바뀐 삶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유일한 건 '자연 속 일상 풍경'이다.

새로운 일상이 시작됐지만

사람들의 일상은 바뀌었지만

자연의 일상은 하나도 바뀐 게 없다.

그 골목길을 돌자마자 피던 장미꽃은 코로나와는 상관없이 여전히 더욱 많은 꽃송이로 피어나고 있으며

시기만 조금 달라졌을 뿐

숲속 한가운데 우람하게 솟은 벚나무 한 그루도

봄이면 여전히 새 지저귀는 소리와 함께 하얀 벚꽃으로 파란 하늘을 수놓는다.

변한 건 내 마음,

우리의 마음뿐,

자연은 그대로이다.

나의 경험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여전히 내가 보아왔던 일상의 자연 풍경들은 그대로이다.

나는 2010년도 즈음부터 그렇게 내 일상의 발걸음 곁을 채우던 자연 풍경들을 담아오고 있다.

 

 

 

2009년에 담은 서울대공원 벚꽃 골목은

2026년 봄에도 여전히 더욱 풍성해진 모습 그대로인다.

20년 가까이 찾아가는 거리기에 벚꽃비가 내리는 순간이 언제인지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이 길은 사람들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곳이고 메인 벚꽃길 옆의 스쳐지나가는,  거의 보이지 않는 길이기에

이 길을 아는 사람만 들어와보는 길이기도 하다.

매해 벚꽃축제시즌이면 바로 앞 메인 벚꽃길엔 사람들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해가 더해 갈수록 이 길엔 나 외엔 사람들이 거의 찾아들어오지 않는다.
 
 
2009년 4월 12일 이 곳의 풍경

 
17년 후 2026년 같은 장소 같은 날

여전히 벚꽃비가 나리기에 영상으로도 담아본다

 
 
 
 
 
 


경험 다음으로 사진을 잘 찍기 위해서는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사진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어떤 장르의 사진이 좋고 나쁘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시대의 변화도 있고 흐름도 있고 개인 취향도 있기에 선택은 오로지 본인 몫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다양한 장르의 사진 스타일을 최대한 다 경험해 본 후 선택했으면 한다.
다양한 경험 속에서 보다 더 창조적인 본인만의 사진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피사체를 찍어도 어떤 시선으로 담느냐에 따라 그 분위기는 천차만별이다.
푸른 하늘은 맑은 느낌을 주지만
푸른 날 안 좋은 일을 당한 사람에게는 우울할 수도 있는 법.
절대적인 느낌이란 없다.
다만 그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건드리는 사진 한 장의 힘은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장르 사진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이다.
우선 거기까지 도달해라.
그 정도는 찍을 수 있을 만큼 경험과 실력을 키우고 나면
진짜 내가 표현하고 싶은 스타일이 떠오를 것이다.
그때부터 내 사진의 시작인 것이다.
이건 잘 찍고 못 찍고의 문제가 아니다.
내 스타일의 사진을 찍느냐의 문제이다.
나는 이걸 사진 잘 찍는 법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연히 얻어걸린 사진을 본인의 실력으로 치부해버리지 말고
우연의 연속은 필연으로 이어진다는 말이 있듯
자신만의 스타일로 세상을 사진으로 담는 톤 앤 매너의 완성은
역시 경험으로부터 나온다.
 
 

 

 
 
글의 처음으로 다시 돌아와서,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내 사진 좋다고 '좋아요' 눌러주는 사람도 많아야 20명 정도이고
내 사진 보고 싶다고 팔로우 하는 사람도 현재는 50명도 되지 않는다.
대학교를 졸업함과 동시에 사진을 찍기 시작해서
이틀 이상 사진 안 찍고 넘어간 날이 없을 정도로
거의 매일매일
그렇게 24년째 사진을 찍어오고 있지만
어쨌든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한다.
 
그런데 난 왜 뜬금없이 사진 잘 찍는 법을 글로 남기고 싶은 걸까?
그 이유는
넘쳐나는 양념 한가득 인스타그램 속 유행 위주의 사진들이 아닌
그 사람만의 분위기가 살아있는
그런 사진들을 더 많이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의 인스타그램 팔로잉 수가 1000명에서 50명 이하로 줄어든 이유는
대부분은 이익(수익)을 쫓는 계정들로 돌아서였기 때문이다.
그런 성향을 뭐라 하지 않는다.
다만 나는 사진을 보고 싶을 뿐이기에
인맥유지용이 아닌
사진 감상과 공감의 공간으로서 인스타그램을 매우 작게 유지하고 있다.
사진은
그 사람의 사진일 때
사진답다.
사진을 잘 찍는 법은 결국
유행에 따라가는 사진이나 이익에 이용되는 사진이 아닌
순수한 감상과 편안한 일상의 공유로서의 사진일 때
잘 찍은 사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내일 반복된다.
하지만 내일이 당연히 온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는 시기가 누구에게든 반드시 온다.
그걸 깨닫기 시작하면
오늘이 아니라 당장 이 순간이 소중해지고
그 순간의 내 감정과, 바라보는 느낌, 기분, 햇살의 정도, 어둠의 정도, 소음의 정도, 냄새의 정도,
그 이상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순간의 모든 걸
영원히 간직하고픈 인간의 순수한 욕망,
난 그걸 사진이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진은 위대한 기억 도구이고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2026년,
흔하고 유행 타는 사진이 아닌,
내가 진짜 보여주고 싶은 사진을 찍자.
그러기 위해서는
딱 두 가지.
경험과 선택.
 
이상이다.
 


캡쳐사진을 제외하고 샘플로 올려놓은 사진들은 모두 필름사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