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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이야기 ( 오직 여기서만 )

동작대교 블루스 (Canon 5D MarkII)

 

금요일부터 시작된 연휴,

하지만 폭염과 폭우와 습도가 혼합된 폭염의 나날들이었던 연휴였는데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늘 일요일은 의외로 날이 선선했다.

그래도 습도는 높았지만 어제, 그제에 비하면 상당히 상쾌한 일요일이었다.

다만 구름이 가득한 날이라 해는 볼 수 없이 흐린 날씨였다.

하루 종일 잠만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엉기적 엉기적 씻었다.

사실 아침 눈을 뜨자마자 하루 종일 든 생각은

오늘 어디 가서 사진을 찍지?였다.

그 생각만 하다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무작정 동작대교로 향했다.

 

 

 

 

요즘

유일하게 내 몸을 움직이게끔 하는 건

사람이 아닌 사진이다.

사실 어떻게든 밖으로 나가 사람들 사이에서 사진 일상을 즐기려

여러 사진 모임에도 나가보기도 하고 했지만

어제저녁 활동하던 사진 모임을 한 개만 남겨놓고 모두 탈퇴했다.

사진 모임의 대부분이 다 그렇듯

사진보다는 친한 사람들 몇몇이 자기들끼리 얼굴 보고 놀고 하는 분위기였고

그 사이에서 억지로 끼어드는게 마음내키지가 않았다.

그리고 거리 사진 모임도 두 개 활동했었는데

이건 내 취향을 떠나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불특정 타인을 무작정 찍어대고

사진 한 장에 온갖 의미를 부여하며 있는 척하는

그런 사진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라 결국 모두 탈퇴했다.

지금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사진 모임도

역시 기존 회원들, 특히나 여자들끼리의 끼리 문화가 팽배해 있긴 한데

4월부터 활동한 곳이라 조금만 더 활동해 보고

모임 활동을 계속할지 말지 결정할 생각이다.

 

 

 

 

한때 꽃 사진만 찍으며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한 해 한 해

그렇게 몇 년을 지낸 시기가 있었다.

그게 코로나 거리 두기 시기였고

나 홀로 사진 찍기의 완성형은 이 시기와 일치한다.

코로나 거리 두기가 끝나고

팬데믹도 종료되고

사회와 일상이 재시작되었을 때

나의 꽃 사진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환하고 몽환적이고 부드럽고 낭만적인 사진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한때 꽃 사진만 찍으며

하루하루

한 달 한 달

한 해 한 해

그렇게 몇 년을 지낸 시기가 있었다.

그게 코로나 거리 두기 시기였고

내 홀로 사진 찍기의 완성형은 이 시기와 일치한다.

코로나 거리 두기가 끝나고

팬데믹도 종료되고

다시 사회생활이 일상이 재시작되었을 때

나는 꽃 사진을 잘 찍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더욱 환한 사진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역시 이 시기에 내가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있다는 걸 진단받은 시기이기도 했다.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위안을 삼고 안정을 찾으며

그 사이에서 나도 사진기를 들고 몇 장의 사진들을 찍는다.

나는 밖으로 나와

사람들을 보는 걸 좋아하게 된지 오래다.

전엔 사람들 없는 곳으로 피신하듯 다녔는데

지금은 반대로 일상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으로 향한다.

그게 한강이고

동작대교 남단이 바로 그런 곳 중 한 곳이다.

내가 익숙한 장소를 자주 찾는 이유는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겨울,

동작대교에 밤이 찾아오고

가로등 아래 한 여자가

자전거를 멈추고

잠시 휴대폰을 보던 장면을 찍은 사진이 하나 있었다.

그 장면을 보며

아, 낭만적이라는 느낌을 받은 후

동작대교에도 낭만이 흐르는구나 느끼며

그때부터 나는 동작대교를

동작대교 블루스라 부른다.

동작대교는 석양이 질 때부터 밤이 찾아온 그 사이의 느낌이 가장 좋다.

너무 이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은

그 사이의 편안함이 흐르는 일상.

난 오늘 

동작대교를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