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년 동안 난 뭘 했나?
들고 있던 물 잔을 내려놓았다.
한 컵의 물 잔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200ml? 500ml?
물잔의 무게는 한 순으로 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들고 있는 한 손의 무게는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1분 동안은 정말 가벼운 물 잔일 뿐이지만
1시간, 2시간 이상 들고 있으면 팔이 저려 오고 무감각해지기도 할 것이며
시간이 더 지날수록 견딜 수없이 무거운 물 잔이 될 것이다.
고민거리.
물잔이 고민거리라고 보면
잠깐의 고민은 별로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 고민을 붙들고 있으면 있을수록 그 고민의 무게는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나는 물 잔을 내려놓았다.
사실 살면서 고민거리를 쉽게 내려놓는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큰 결정이 필요하다.
2022년 나는 지난 10년 정도 나를 힘들게 했던, 감당하기 힘들었던 물 잔을 내려놓았다.
물론 또 다른 물 잔을 들어야 하는, 선택의 연속이겠지만,
지금은 그 물잔을 내려놓음으로 인해
그동안 내가 하지 못했던,
내가 마음껏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었던 2022년 한 해였다.
후회는 없다.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기에
또 다른 물 잔을 더 짧게 들고 내려놓을 수 있는 여유를 위해
과감히 들고 있던 물 잔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