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Kodak Proimage100][OM-4Ti]

 


대략 6년을 인스타그램 활동을 해오면서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들도 급속도로 줄고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을 올리면 올릴수록

사진을 즐기던 장점을 유지하는 것보다는

단점이 더 늘어나고

'나만의 사진공간'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스타그램은 결국

'좋아요' 숫자와 '팔로워' 숫자에 연연하게 만들어 그에 따른 물리적, 정신적 '이익'에 집중하게 만들면서

나도 모르게 광고와 관심끌기에 익숙해지면서

문득,

이게 뭐하는건가! 싶었다.


그간(2~3년) 찍어 온 내 사진들을 쭉 되돌아보니,

아, 내가 스스로 내 사진마저 잃고 있었구나!

아차 싶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사진들에 집중하는 사이,

정작 사진을 찍으며 사진에 담아왔던 감정과 기억마저 놓쳐버리고 만듯한 허무함이 엄습했다.

마치 영화 '큐브'안에 갇힌 사람들처럼

인스타그램이라는 너무나 큰 제도적인 제한 안에서 아둥바둥거린 것만 같다.

예전처럼 내 안에서 사진을 즐기지 못하고 남에게 보여지는데서 오는 즐거움만 쫓다보니

인스타그램은 결국 나에게 득이 될게 없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사진은 시간을 추억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2003년부터 네이버 사진 블로그를 시작했고,

중간에 네이버 블로그를 날려먹으면서 ㅠㅠ

2007년부터는 이 곳(티스토리)로 넘어와

지금까지 나만의 사진공간을 이어오면서,

사진생활로 가장 빛났던 나의 시간은 2014년이었음을 알 수 있었고,

아이러니하게도 2014년, 그 해 부터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인스타그램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만의 사진 접근 방식을 많이 잃어버렸단 얘기다.

그걸 인스타그램에 풀어내려니 한계가 있었고

오히려 역주행하고

부딪히고 상처만 남은 시간은 아니었나 싶다.


이 곳은 14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나만의 사진공간이고

내가 살아온 날들의 자취이며

내가 기억해야할 많은 것들을 품고 있다.

다시금 사진의 소중함을 느끼며

그간 인스타그램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흘려버린 사진들이 너무나 많았구나라는 생각과

다시 나만의 사진 느낌을 이어가기 위해

과감히 인스타그램을 자제하기로 했다.


오늘부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 글고 보니 전에 맥북 판 것도 인스타그램 하는데 아이폰만 있으면 되지 뭐~라는 생각에 팔았던 것 같다.

다시 사진용 노트북 하나 사야겠다. 맥북은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