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20. 12. 15.
[X100] 지치는 날이었다
쉬는 날이었다. 쉴 수밖에 없었다. 지칠 대로 지쳐서 점심이 될 때까지 도무지 뭘 할 의지가 생기지 않는 요즘이다. 예전 같으면, 불과 한두 달 전만 해도 아침에 눈만 뜨면 씻고 부랴부랴 사진을 찍으러 나갔을 터인 것을. 요즘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그나마 조금 움직인다. 오후 4시에 나갔다. 귀찮은 듯 X100 하나만 들고 일몰이라도, 저녁 풍경이라도, 바람이라도 쐴 겸, 그래야 이 축 쳐진 몸과 마음이 조금은 살아날까 싶어 그렇게 밖을 나섰다. 사진은 언제나 좋다. 지쳐도 찍은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몇 시간 전의 지침도 편안함으로 바뀐다. 이렇게 나의 사진 생활은, 아직은 이어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