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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물따라 나도 가면서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건듯 건듯 동풍이 불어 새봄을 맞이했으니
졸졸졸 시내로 흘러 조약돌을 적시고
겨우내 낀 개구장이의 발때를 벗기러 가지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오뉴월 더운날에 가을을 만났으니
돌돌돌 도랑에 흘러 농부의 시름덜고
타는 들녘 벼포기를 적시러 가지
 

 

흘러 흘러서 물은 어디로 가나
물따라 나도 가면서 물에게 물어본다

봄따라 여름가고 가을도 깊었느니
나도 이젠 깊은 강가에 잔잔하게 흘러
어디 따뜻한 포구로 겨울 잠 자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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