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다시 카메라를 들다

320x100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결국
카메라를 들었다.

예전, 내 마음의 유일한 안식처는
카메라뿐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나를 표현할 방법을 잃어간다.
더 이상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하는 느낌이다.

생각이 깊은 오후
흔들리는 시선마저 가슴과 따로 노는 느낌이다.

어느 순간 머리와 가슴이 삐끗해버린 후
더 이상 머리가 가슴을 따라주지 못한다.
말수가 줄어든다.

나에게 외로움은
쓸쓸한 자화상이다.

이젠 이성적인 사람보다
감성적인 사람에게 더욱 마음이 끌리고
그 어느축에도 쉽게 섞이지 못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이젠 그리 낯설게 보이지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쉽게 말은안했지만
정말이지 참기 힘든 외로움이다.


어느 순간 외롭다고 느끼기 시작한 서른 몇 살 이후로 사진기는,
벗어나야하지만
결국 되돌아와버리는 안쓰러운 위안처가 되버렸다.


...
...
...

눈물마저 희미해져버린 이 어슴푸레한 오후,
다시 카메라를 들었다.




 


320x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