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 차근 세어보니
13년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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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군대 전역 후 복학하고나서 첫 여름방학.
나는 날이 좋다는 이유에서
한적한 캠퍼스를 거닐고 싶어져 당시 여친과 함께 조그만 카메라를 하나 들고 나갔다.
이른 여름이었기에 아주 덥지는 않았고
멋진 사진을 찍고 싶다고 그 비싼 흑백필름을 동네 사진관에서 사와서 신나게 찍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사진들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그 때는 디지털카메라란것도 없었을 시대였고
지금처럼 사진을 취미로 찍을 수 있었던 때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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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도 그 당시의 즐거움이 나도 모르게 사진쪽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차근차근 내 인생도 13년이 흘러왔다.
무엇을해도 기억에 남았을 20대 파릇파릇한 청춘.
그때로부터 지금까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정확히 흘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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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욕심이 커서 사진의 모든것을 알고 싶었다.
욕심은 더욱 커져서 멋진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런 과정과정들이 반복되면서
지금은 조금은 내 스타일의 사진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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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렇지도 않았던 일상의 작은 모습들이
사진으로 담음으로인해 더욱 빛나는 일상으로 기억되길'
이렇듯 소소하게
내 주변과 맞닿은 일상속으로
나는 사진기를 들고 산책한다.
내 '사진산책'속에서 만나는 일상과 사람들은 더욱 소중해져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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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많은 부분에서 채워지지않는 부족함이 크지만
나와 가까이 자리하게 된 일상과 사람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려한다.
사진은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일테고
주변사람들과 소통하는 마음의 입이다.
사진을 찍으며 나는,
'그 시간, 그 곳에서 당신과 함께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