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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사진,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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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심지어 그 안에서 내가 변화를 일으킬 때,

그 복잡 미묘한 관계는

셀 수 없이 많은 현상을 만들어낸다.

그 순간의 이미지를 사진으로 담는다는 것,

정말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

심지어 전혀 찍지 못하는 시기도 있다.
살다 보면 말이지...

일상이라는 것은 어쩌면 스쳐 지나가는듯하지만
그 모든 변화의 중심을 나의 시선에 두었을 때
내 주변은 놀랄만한 순간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 수 없다.
오히려 모든 순간을 사진으로 담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진을 찍으러 간다는 것은
나의 마음을 일상에 드러내 보이기 위함이기도 하다.
글로도, 말로도 표현하기 힘든 내면의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었을 때
마음은 주변과 어울려 심하게 파도치기 시작한다.

내 주변과 내 안의 마음이 조화롭게 어울릴 때
그때의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보여주기 위해
소중한 한 컷 한 컷을 담으면 된다.

그럼 왜 하필 필름일까?
편하고 잘 나오고 사용하기도 빠른 디지털카메라를 놔두고...

이렇게 생각해보자.
완벽!
사진을 하면서 가장 멀리 두어야 할 단어 혹은 생각이
이 '완벽'이란 말이 아닐까 싶다.
한 컷이면 된다.
꼭 필요하다면 세 컷의 연작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한 컷을 위해 수십 컷 이상을 찍다 보면
사진만을 위한 사진에 빠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디지털카메라는 실시간으로 결과물을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완벽'에 가깝게 찍으려 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냥 찍었으면 됐다.
노출이 맞았을지, 초점은 잘 맞았을지 여러 가지가 걱정 아닌 걱정을 만들긴 하지만
대부분 걱정만큼 망가진 사진은 잘 나오진 않는다.
필름이란 것은
마치 마음과 닮아서
바로바로 그 앞에서 잘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숨겨놓은 듯 신비한 그 느낌.
필름은 마음과 꽤 많이 닮아 있다.
마음은 시간을 두고 천천히 그리고 깊게 나누는 것이 아닐까?
사진도 마찬가지로
내 마음이 주변과 어울리는 모습을 말과 글이 아닌 한 장의 이미지로 담으려 하는 건데
완벽과는 거리가 먼
의외성은 아닐까 싶다.

사진,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라.
마음을 완벽히 표현할 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렇다고 조금이라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완벽을 추구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
우리는 사진을 찍으면서
왜 사진을 찍을까를 생각해보면 좋을 듯도 싶다.

사진을 찍는 행위가 즐거워서
사진이라는 결과물이 주는 즐거움이 좋아서
사진으로 소통하는 사람과의 관계가 좋아서

이 외에도 정말 많은 각자의 이유에 의해 사진을 찍고 있겠지만
모든 것들을 가능케하는 이유는 어쩌면
무엇으로도 쉽게 내비칠 수 없는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 마음을 표현하는데
결과물이 주는 신속성과 정확성이 아닌
결과물의 의외성과 과정이 주는 감성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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