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엑타100 필름을 들고 나갔다.
탄도항이다.
일몰을 찍으러 간 탄도항의 석양빛은
올 해 내가 본 최고의 색이었다.
자연이 주는 신비로운 색이 이리도 나를 설레이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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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장전 후 버리는 첫 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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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 필름에서 석양 대부분을 찍고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엑타100을 끼우고 찍은 마지막 컷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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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느끼러 멀리도 갔는데 사실 남쪽이라 그런지 큰 감흥은 없었다.
가을은 북쪽부터 시작된다. 오히려 동네 가을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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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가을을 느끼지 못한 아쉬움에 오전 일찍 과천대공원에 갔다.
대공원의 가을은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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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보는 안개 낀 아침이었다.
평일 그렇게 맑고 푸른 하늘이었기에 아쉬움은 컷지만
사진으로서 신비로운 풍경을 담는데는 아쉬움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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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타100을 감도 50으로 찍었음에도 노출 언더가 난 컷이다.
역시 역광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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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로 어설펐던 가을 풍경이
11시 쯤 되서 단풍이 물든 숲에 도착하고서 갈증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다음 롤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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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 번 느끼지만 엑타100의 진하고 부드러운 느낌은 마치 디지털과 비슷해 보인다.
그래서 어쩔 땐 필름의 감흥이 줄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