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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진,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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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열정적으로 취미사진 생활을 하던 때는 2014~2016년이었고,

그 시기는 30대 중 후반였으며,

나이 40을 넘기고 2017년 후반기부터 조금씩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 2020년을 코 앞에 두고는

그렇게 좋았던 사진 생활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왜일까?

늙어서 죽을 때 까지도 곁에 사진기만 있으면 즐거울 거라 생각했던 게 불과 몇 년 전이었는데,

왜 이렇게 순식간에 흥미를 잃기 시작한 걸까?

많은 생각을 해 보았다.

생각과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나이가 들수록 사진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이 사라져 가기 때문이라고.

 

***

 

40대.

나이가 한 살 두 살 더 먹어가면서,

주변 사진 지인들은 각자의 생활로 인해 취미사진 관계는 서로 멀어지게 되고,

나 또한 그들과 함께 비슷한 길을 걸어가면서,

자의든 타의든 그 활발했던 사진 활동 영역은 줄어들고 줄어들어

이젠 얼마 남지 않은 영역 안에서 헤엄치듯 힘들게 버티는 꼴이다.

 

나는 그런 게 싫었다.

억지로, 혹은 내 욕심을 채우려, 되지도 않는 사진을 찍겠다고 아등바등 열심히 찍는 게 싫었다.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자유롭게 일상을 즐기며 사진을 찍고 싶었다.

잘 유지되는 듯하더니 어느 순간

나이 40을 넘기면서부터

내 사진 외 일상도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늘어나고 사진에 투자할 시간도 줄어들고

그렇다고 같이 사진 찍던 그 많던 사람들이 여전히 가까운 심적 거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것도 아니니,

나의 사진 영역은 줄어들 데로 줄어들어

어쩌면 혼자 찍으러 다닐 수밖에 없는 사진 일상이 정상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진이란 건 함께하기에 즐거운 것이다.

사진만 찍는 것이 아니라 일상도 공유하고 모여서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레 안부가 되고 친목 유지가 된다.

하지만 더욱 치열해진 개인 생활에 모두 뿔뿔이 흩어질 나이인가 싶다.

인생에서 가장 자기 자신의 삶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나이대인 40대에 접어들다 보니

모두들 거부할 수 없는 무력감과 더욱 치열해진 일상과 마주하게 된 듯하다.

나 또한 그런 듯하다.

 

사진 찍는 것은 여전히 즐겁지만

사진을 함께 나눌 영역이 사라지면

외로운 사진 생활이 되는 것 같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이젠 사진 찍으러 가는 것 자체에도 끌림이 없어진 듯하다.

취미라지만

십여 년 쭉 이어온 즐거움을 쉽게 놓기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것은 의외로 불현듯 너무나 쉽게 가까이 찾아온 듯하다.

무기력이었다. 

그것은 취미생활의 가장 큰 적인 것 같다.

무기력과 늘 부대끼며 살아야 하는 40대의 삶 속에서

20~30대 느꼈던 취미생활의 열정과 끈기와 즐거움을 이어가기란 참으로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

 

2020년이 코 앞이다.

이제 한 살 또 먹겠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작년처럼, 재작년처럼,

열심히 사진을 찍으러 다니게 될지는 이젠 스스로도 의문이 생긴다.

사진,

이젠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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