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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이제 필름은 보내줘야 할 때 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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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필름 카메라로 취미사진을 찍었던 게 2003년이었고

2008년쯤에 필름을 접으면서 디카로만 사진을 찍다가

2016년부터 다시 필름을 간간히 찍어오고 있었는데

이제 필름은 영영 보내줘야 할 때 인가보다.

필름 가격은 어처구니없이 올랐고

우려했던 대로 현상, 스캔 비도 여기저기 오르고 있다.

취미로 필름 카메라를 쓰기엔 이젠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든다.

 

 

안타까운 것은,

아날로그 붐으로 인해 어렵게 필름 카메라 입문자들이 늘고 필름 소비량도 늘면서

필름 시장이 조금은 다시 활성화되나 했지만,

시장의 특성상 너무 많이 오른 필름 카메라, 필름, 현상비, 스캔 비로 인해

스스로 다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SNS 시대에 어렵게 필름 시장을 이 정도까지 끌어올려놓고

자기가 판 무덤에 자기가 빠지는 꼴을 보이고 있는

필름 관련 생산, 유통업자들이 한심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필름 유저들이 떠나는 것은 순식간이다.

필름 카메라만 쓰는 유저들은 없다.

대부분이 디지털로 더 많이 찍고 필름만의 재미에 빠져 서브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굳이 너무 비싸진 유지비를 감당하며 필름을 쓸 사람 또한 거의 없다.

나조차도 필름 사진을 아끼고 사랑하는 취미 사진가이지만

떠나는 건 한 순간이다.

디지털이 나빠서 필름을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름 유통 업자들아~ 적당히 좀 해 먹어라~! 이렇게 해봐야 제 살 깎아먹는 거잖아~! 멍청한!!!

 

***

몇 롤 남아있지 않은 필름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사진을 찍는데만 쓸 참이다.

필름으로 누굴 찍어준다거나 필름만으로 출사를 가는 일 또한 없을 것 같다.

여기까지가 마지막 필름 생활이라 생각하니 오직 나만을 위한 사진을 찍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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