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당초 성격상 몸이 불편한 걸 견디지 못한다.
아픈것도 남들보다 더 예민하게 견디지 못하는 성격이다.
그렇게 지난 1년을 치통과 싸워왔다.
비치성 치통.
치과에서는 치아에 별 문제가 없어 치료를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통증의 원인을 찾는것도 불가능하다는 비치성 치통이다.
결국 치통때문에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병이 났다.
정신신경과에 갈 정도였다.
오늘 치과에 가서 통증이 나을일은 없다는 선고를 받았다.
삶의 질이 떨어질것이라 한다.
그런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만
큰 병원에 가도 딱히 고치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이 쯤 되면 거의 자살직전 수준이다.
치통이야 앓아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당사자는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대인관계, 직장, 모든게 꺼려지는 단계라고 보면 된다.
그러함에도,
아픈것도, 몸이 불편한것도 정말 못견디는 성격임에도
충격이 크지 않다.
아마도 신경정신과 방문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이대로 살기로, 아픈대로 힘들고 불편해도 하고 싶은거 최대한 하며 살기로 했다.
남들은 모른다. 이 힘들고 고통스런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그렇다고 그걸 티내며 우울해 있다가는 내 삶을 포기할 것 같은 지경까지 가고나니
생각이 바뀌게 된 것이다.
그대로 잘, 불편하고 아픈걸 못견디는게 아니라 견디며 살기로 했다.
물론 힘들겠지. 지치겠지. 종종 우울증과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빈번해지겠지.
그래도 괜찮다.
그런대로 또 하고 싶은 거 하며 살꺼다.
못고치는 병이라지만,
몸도 망가지고
정신도 나약해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즐길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 해 전에 즐기며 살던대로 살 것이다.
그러면 난 괜찮다고 무시하며 지내는 미래의 내가 되어 있겠지.
혹시 아나,
시간이 흐르면 의료기술이 또 발전해서 이 불치병도 고칠날이 올 지 ㅎㅎ
우울증 때문에 자살충동까지 오기 직전였지만
정신과약, 치과치료 그래도 계속 해가며 지치지 않고 잘 지낼란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치킨과 삼겹살은 포기해야할 것 같다.
그게 제일 아쉽다. ㅋㅋㅋㅋ
참고로, 신경정신과는 약도 약이지만 방문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의 확실한 전환이 된다.
이것 또 한 흔한 현대병이란걸 이번에 첨 알았다.
나는 지극히 보편적으로 아픈 현대인였던 것이다.
치쳐서 손 놓았던 사진을 다시 열정적으로 찍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