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모두가 각자의 이유가 있을테다.
이번 설 때 시골에 계신 어머니의 목소리가 담긴 동영상을 담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지 목소리를 담지 못한게, 사진도 많이 찍어 드리지 못한게,
1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버지의 목소리가 그리운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내 인생의 전환점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부터였다.
그 때 받은 심리적인 상처가 여전히 낫질 않는다.
나에겐 정말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도 똑같았다.
가족 모두가 그로 인해 힘든 일상이지만 암묵적으로 서로 드러내지 않고 묵묵히 지내오고 있다.
나 또한 그렇게 13년을 지내왔다.
그 때 이후로 전화벨은 언제나 진동이고 어딘가로 멀리 여행조차 가질 못한다.
처음엔 가족에게 전화오는게 너무나 무서웠다. 또 어떤 안좋은 소식이라도 전할까봐.
그 이후로 멀리 가는 걸 꺼려한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당장 가봐야 될까봐.
그렇게 나는 순식간에 세상 걱정없이 살며 모든 일에 낙천적이었던 성격을 잃어버렸고
남들도 다 그렇게 감당하며 살아가는거겠지하며 심리적 불안에 순응하며 살고 있다.
나는 이제 사진 한 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가족들.
막내인 내가 많이 큰 만큼 가족들은 더 많은 세월을 품고 살아간다.
놓치기 전에 가족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더 많이 담아두고 싶다.
이제 그것이 내가 사진기를 들고 할 수 있는 일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