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지고 다니는 카메라가 있다.
필카 한 대, 디카 한대.
요즘엔
필카는 Olympus 35RD,
디카는 Fujifilm X100.
둘 마 참 오래된 카메라 들이다.
그런데 찍는덴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요즘 출퇴근 스냅을 찍기엔 이보다 더 좋은 카메라는 없는 것 같다.
봄이 오니 며칠 사이 출퇴근길 사진임에도 필름 한 롤이 금방 채워진다.
***
회사 건물에 거의 다 도착하면 개나리 벽이 있다.
물론 차들이 늘 주차되어 있고,
좁은 길로 차도 꽤 다녀서 사진찍는데는 위험하기도 하고 신경도 써야 하지만
기껐해야 2~3분만에 찍고 나오는 곳이다.
여기에서 개나리를 찍을 때면 이미 봄은 다 온 것이다.
***
퇴근길이다.
요즘은 일몰시간과 퇴근시간이 딱 맞는다.
아쉬운 건 도심 사이라 붉은 빛 노을을 볼 수 없다는 것.
그래도 퇴근 길 전철로 향하는 사람들의 뒷모습 풍경이 좋아보인다.
***
출근을 하려고 집밖을 나오니 길 건너에 목련꽃이 활짝 피어서
저걸 찍고 갈까 생각하다가
오픈 준비를 하는 스벅에 비친 풍경이 독특해서 순간 찍어 보았다.
때 마침 신사 한 분도 드라마틱하게 지나가 준다.
***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든 그 목련나무, 목련꽃이다.
코닥 필름 특유의 노란빛이 아니라 원래 찬란한 아침 붉은 빛에 물든 목련색이 저랬다.
***
출근은 늘 20~30분 여유있게 나오니
또 바로 앞 공원에 보이는 산수유도 이뻐보여 조금 돌아가도 그리로 출근길을 바꿨다.
***
아, 드디어 벚꽃이 피기 시작한다.
가장 스런 계절, 봄이 왔구나.
***
전 날의 아쉬움이랄까?
다음 날, 이번엔 출근 전 한시간 일찍 나와서 동네 한바퀴를 돌고 출근을 해본다.
한시간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찍다보니 시간이 모자를 정도였다.
봄은 하루 하루 다르게 피어나고 있었다.
***
출근의 압박'때문이었을까? 여유없이 급하게 찍게 되는 한 주의 출근길 필름 사진이었다.
그래서,
이번주엔 1시간 반 더 일찍 나와서 동네를 한 바퀴 산책하듯 돌며 출근을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금요일에 휴가도 내 놓았다.
주말에야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나오니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위험성이 커서
평일에 동네 봄풍경을 한적하게 느끼고 싶어 휴가를 냈다.
올 봄은 코로나19로 제한적인 사진 찍기가 될테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봄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