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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X100] 흑백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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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바로 집에 가는 게 좀 그래서
중간에 무작정 내려 과천 대공원 청계 호수를 한 바퀴 돌았다.
날은 흐리고
어둠컴컴해지고
습도가 높고 바람도 안 불어 눅눅하고
그러함에도 사람들은
열심히 산책 겸 운동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지나치는 많은 사람들 중
마스크를 단 한 명도 안 쓴 게 거슬리긴 했지만
마스크 단단히 쓰고 저녁을 즐겼다.
장마가 역대급으로 긴 요즘이다.
밤새 내린 폭우로 호수는 흙탕물로 가득했고
산은 뿌옇게 낮은 구름에 갇힌 느낌에
흑백으로 사진을 찍는데 좋았다.
오늘의 사진은
하루를 마무리하는데 여유를 더해주는
좋은 시간을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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