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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다른 시선 - 과천대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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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과천대공원을 정말 좋아한다.

사진이 찍고 싶어질때면 가장 맘편히 자주 가는 곳도 과천대공원이다.

허나, 동물을 찍은 적은 없다.

난 과천대공원의 풍경이 좋다.

여유를 누리기에도 참 좋으며

마음까지 조용해지는 미술관도 있고,

머리속까지 맑아지는 좋은 산책로와 산림욕장도 있다.

사실 난, 함께 사진 찍고 싶은 사람을 택할 땐 나와 같은 맘으로 과천 대공원을 정말로 좋아하는지가 가장 최우선이다.

과천대공원에서 사진 찍을 것 없다고 투덜대거나

사진찍자고 과천대공원 가자고 할 때 역시 찍을 것 없다고 거절하는 사람은

자연스레 함께 사진찍으러 가지 않게 된다.

원래 취미라는게 같은 관심사인데 사진 찍고 싶은 맘에 아무하고나 다닐 순 없다.

안 맞으면 하루가 망쳐진 느낌이 든다.







예전 애인하고 대학 졸업 후 안양으로 올라오면서 대공원을 처음 가봤다.

그 땐 엄청난 더위에 지치는 한여름이었는데, 둘 다 지쳐서 대공원은 다신 안온다고 투덜댔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녀와 헤어진 후 나도 몰랐는데 과천대공원을 일주일이 멀다하고 왔더라.

사진을 날짜별로 장소랑 같이 저장해 놓는데 한달에 과천대공원만 4~5번 왔더라.

겨울엔 미술관에서의 몇 시간이 그렇게 좋을수가 없다.

늦봄 대공원을 돌고 있노라면 파릇파릇 생명이 피어나는 모습에 절로 젊음이 샘솟는 기분이다.

한여름 산림욕장을 걸으며 흘리는 땀은 가장 상쾌한 땀이었으며,

가을, 산책로를 길게, 수북히 뒤덮은 플라타너스 낙엽은 폼을 잡고 걸어도 어색하지가 않다.

추운 겨울, 대공원을 돌다가 식물원에 들어섰을 때 날 포근히 감싸는 아늑한 온기는 언제나 그립다.

이 모든 걸 제외하더라도 과천대공원은

혼자일 때 더욱 아름답다.

혼자 걷는 발걸음에 절대 외로움이 묻어나지 않는 곳,

난 과천대공원을 정말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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