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싫어진 시기가 있었다.
코로나 19 시국 한참 전 얘기다.
사진 동호회 활동이 활발하던 때였고 수년째 활동을 하다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게 되었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가 바라는 '미련 없는 대인관계'는 불가능 하단 걸 깨닫고
모임을 멀리하고 본격적으로 혼출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결국 사람인데
그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다.
그리고 그 누구도 나를 위로해 줄 수 없다.
그걸 스스로 해결하고 만족하고자
사람을 멀리하기로 한 것이다.
코로나 19는 '거리두기'다.
코로나 19는 절대 멈추지 않고 또 다른 바이러스로 사람 간의 거리는 더욱 멀어질 거고
인간의 삶은 결국 코로나 19 이전 시기로 돌아가기 힘들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어쨌든,
사람이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던데 사람은 아름답지 않다.
세상 그 누구도 똑같은, 혹은 비슷한 사람 조차 없고 있다 해도 연결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스스로는 아름다워질 수 있지만 대인관계 속에선 절대 아름다움을 유지할 순 없다.
속으로 욕해본 적 있는가?
전철이나 공공장소에서 미친 사람처럼 고래고래 욕해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와 나의 차이는 뭘까?
차이가 있기는 한 걸까?
사회가 복잡해지고 개인주의가 강해지고 도시화와 신자유주의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내가 바라는 건 딱 하나뿐이다.
사람을 떠나 자연을 느끼고 싶다는 것.
일도 사람도 관계도 무의미해졌다랄까?
과연 이 글을 쓰는 것도 의미가 있을까?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짧은 글과 댓글과 대댓글을 다는 게 과연 무엇 때문일까?
생각이 많아 복잡한 심경만 품고 사는 요즘이다.
마스크 속에 익숙해진 무표정이 답해주는 듯하다.
웃고 떠들 수 없으니
나는 나 혼자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즉,
전철에서, 길거리에서 미친 사람처럼 욕하고 소리 지르고 무슨 말인지도 모를 말을 내뱉는 사람과
나는 뭐가 다를까.
어쨌든,
확실히 나는
이 시국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함께 한다는 것?
아무런 위로가 되지 않는 이유는
자기 필요할 때만 은근히 슬 적 연락하고
내가 연락 없으면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이가 되는 것.
그러면서 오히려 나보고 연락 안 했다고 되려 질책하는 꼰대 마인드.
나는 이미 사람이 싫어졌다.
나는 나 자신으로만 나를 표현하며 계속 지낼 것이다. 혼자 사진을 찍으며.
관계는 그 안에서만 이어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