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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필름사진] 이 때만 해도 좋았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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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으로 버티고 위로받고 지내고 있다.

이 말을 하고 싶었다.

2018-2019년 사진을 돌이켜보며

아, 이때만 해도 참 좋았는데.

더 이상 내 사진은 취미사진, 여행사진이 아니다.

나에게 이젠 사진이 진통제이다.


 

 

왜 사진이 즐거운 생활에서 약(진통제)이 됐는지 긴 이야기가 아래에 있으니

읽으실 분만 읽으세요.

웬만하면 건너 뛰시길 추천합니다^^;;;

제가 기록해놓고 싶어서 써놓는 글입니다. 나중에 볼려고.

우울한 제 상황 글이예요.

즐거운 글은 아니예요.

 

 

 


 

 

 

 

 

 

요즘 과거 사진을 쭈욱 돌이켜보면서 

2018-2019년 사진 생활이 얼마나 좋았는지 기억들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부터,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졌고 치료 불가 판정을 받으며

정신적으로 매우 위험했던 시기였기에

코로나 19시기와 겹치고 회사의 존폐, 건강악화, 이렇게 세 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어쩔 수 없이 인간관계로 멀리하게 되고,

SNS도 끊기 시작했고,

정신적으로 힘들어 대인기피, 군중 스트레스, 불안증세 등 복합적으로 올라오면서

나란 존재는 이걸 주체하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사진도 혼자 찍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일한 해방구가 혼출이 되었다.


지금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몸과 마음과 인간, 직장 상황이 다 무너지면서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것만도 난 다행이라 생각하는 요즘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이젠 고민조차 하지 않는다.

어쨌든,

2018-2019 사진을 보면서 즐거운 기억들로 좋기도 한데 더불어 우울증도 같이 온다.


나는 다시 돌아가기 힘든 선을 넘었다.

성격도 변한 게 느껴지고 인상도 웃을 일이 없고, 통증을 견디며 사는 게 일상이 되다 보니

당연하지만 사람들도 다 떠나간다.

보이지 않는 병이다보니 인상이 우울해지고 유쾌함도 사라지고, 결국 사람 만나는게 힘들고 두렵고 꺼려진다. 

내가 밝아야 주변도 밝은 기운을 전해줄 텐데 이젠 그게 안된다.

코로나 19 이전 일상은 돌아오지 않듯이

2019년 후반부터 2020년 힘들었던 나도 그 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뜬금없이 찾아 온 병에 고칠 방법은 없고 견디며, 버티며 살아가 본 적이 없어서 힘들다.

신경으로부터 오는 통증은 어떤 도움이랄 게 존재하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약도 없으니깐.

의사도 그런다. 아픈걸 까먹어야 한다고. 못고친단 얘기다.

동일 증상으로 모인 사람들 카페에서 99%가 '왜 이런 병이 뜬금없이 나에게 오는지 매일 죽고 싶다'는게 글의 대부분이다.

회원중에 나아진 사람은 없다.

견디며 사는 사람들뿐이다.

서로 위안하며 사는 방법을 공유할 뿐이다.

안타까운 건 원인도 모르고 통증 부위도 사람마다 미세하게 다르고 약도 없고 먹는다 해도 부작용이 너무 높다.

자기가 시도하고 있는 치료방법 자체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는 아직 버티며 살고 있다.

무표정한 코로나 일상이다.


지금까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사람이 변했을 땐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자기 생각대로 소설 쓰지 말았으면 하는 얘기다.

이 병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은 인생의 바닥을 생각한다.

뜬금없이 찾아오고 죽을 때까지 고통받는 병이다.

병원에서 말하는 통증강도가 1에서 10까지라면

이 병은 대부분 6~8정도이다.

의사는 5를 넘어가면 일상생활이 불가하다고 판단한다.

5가 넘어가고 기간이 지속될수록 삶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은 병이다.

그걸 2~4 사이로 느껴지게끔 도와주며 일상생활을 그나마 할 수 있게 도와주는게 신경외과 담당의사의 역할이다.

그래서 마치 신경과 의사지만 정신과 의사처럼 진료가 곧 상담이다.

나도 처음엔 7~8정도였다.

이걸 1년 가까이 지속하며 서울 모든 병원을 다 다녀봤다.

미치는 줄 알았다.

금방 고쳐질 줄 알았는데

병원을 다니면 다닐수록 더더더 고칠 방법이 없음을 인정하게 되니깐.

삶의 질이 마이너스를 넘어 존재 자체가 힘들었다.

커뮤니티엔 나보다 더 심한 사람도 많다.

그리고 실제로 삶을 포기한 사람도 있으니까...

나도 그 생각을 하곤 했다.

참고로 나는 증상이 치아 전체로 와서 먹는 것도 불가능했던 기간도 길었고

지금도 전엔 잘 먹던 건데 못씹는 음식이 많다.

먹는 의욕이 사라졌다.

살이 10Kg 빠졌다.

마른 체형인데 고지혈증이 왔다.

몸이 무너져가고 있다.

통증은 여전히 4~5에서 심할 땐 6~7정도 가고

그럴 땐 두통도 같이오고

점점 다른데로 통증이 넓어져간다.

그리고 정신이 맛이 간다.

이 정도도 남들에 비하면 잘 버티고 지내고 있는 것이다.

왜 걸리는지도 모르고

어디를 어떻게 치료해야하는지도 모르고

해당 약도 없다.

그냥 조금만 덜 아프길 바라며 버티며 사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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