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에 잤는데
월요일 아침에 깼다가 다시 잠들고
오후에 전화 한 통 받은 기억이 있고
그렇게 또 자고
저녁노을 때까지만 자자 생각했는데
깨고 나니 해는 이미 30분 전에 져 있고
몸의 상태는 정말 이상하고
그래서 계속 자고
휴대폰 볼 여유도 없이
그렇게 또 자고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밥을 먹고
3시간 정도 멍만 때리다가
휴대폰엔 인스타 댓글 세 개와 쓸데없는 이메일 서너 개, 그리고 주문한 배터리 배송 문자.
그리고, 집에 마땅히 먹을게 없고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다시 멍 때리다가
몸은 뭔가 이상하고
이러다간 정신이 나가겠다싶어
그렇게 2~3시쯤 엄청 무거운 몸을 이끌고
X100 하나 들고 공원 한 바퀴 돌았다.
사라진 월요일이 무척이나 아깝지만
내일은 비가 안 오기를 바라며
아직 끝나지 않은 가을을 찾아 산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