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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X100] 비 오는 날 잠결에 사진 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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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에 잤는데

월요일 아침에 깼다가 다시 잠들고

오후에 전화 한 통 받은 기억이 있고

그렇게 또 자고

저녁노을 때까지만 자자 생각했는데

깨고 나니 해는 이미 30분 전에 져 있고

몸의 상태는 정말 이상하고

그래서 계속 자고

휴대폰 볼 여유도 없이

그렇게 또 자고

화요일 아침에 일어나 무의식적으로 밥을 먹고

3시간 정도 멍만 때리다가

휴대폰엔 인스타 댓글 세 개와 쓸데없는 이메일 서너 개, 그리고 주문한 배터리 배송 문자.

그리고, 집에 마땅히 먹을게 없고

비는 여전히 추적추적 내리고

다시 멍 때리다가

몸은 뭔가 이상하고

이러다간 정신이 나가겠다싶어

그렇게 2~3시쯤 엄청 무거운 몸을 이끌고

X100 하나 들고 공원 한 바퀴 돌았다.

 

사라진 월요일이 무척이나 아깝지만

내일은 비가 안 오기를 바라며

아직 끝나지 않은 가을을 찾아 산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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