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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Canon 5D] 아주 조용했던 초겨울 산책

출퇴근할 때 가장 힘들었던 요일이었던 목요일.

목요일 오후 산책을 떠났다.

날이 살짝 풀리기도 했고.


혼자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걷는 습관이 내 몸에 배어버린 것 같다.

빨리 걷기가 안된다.

별 문제 없지만

천천히 걷는 게 난 좋다.


햇살이 참 좋았다.

미술관 앞 정원에서 혼자서 이리저리 셀카를 즐기는 젊은 여성도 있었고

혼자서 사진 찍으러 다니는 나이 많은 아줌마도 봤고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데 약간의 '위로'가 됐었다랄까?

사람이란 뭘까?

내가 노을을 바라보면 앉아있던 벤치에서 일어나자마자

금방 온 젊은 여자 둘이 저 사람 사진기 가방 들었어, 저 사람 일어난다. 저리로 가자란 말이 들렸다.

사람이란 외롭지만 외롭지도 않을 수 있고

사람이란 

내가 누군진 몰라도 내가 앉았던 자리가 사진 전문가처럼 보이니깐 벤치를 옮기는 사람의 풍경을 보며

아, 혼자서는 안 되겠구나.

사실 서울 대공원은 눈 감고도 찾아갈만큼 찾아가서

계절마다 내가 찾는 일몰 포인트는 앉아만 있어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아름답다.

그리고 사람도 아름답다.

나도 아름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오늘 난 해결되지 않는 문제로 급 스트레스를 받아 미쳐버릴 것 같아 나온 걸음이었다.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지나치는 사람들이 위로가 되기도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