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동안 밖에 나가질 않았다.
아예 안 나간 건 아니고 편의점에 가는 정도.
즉, 5일 이상 사진을 안 찍은 적이 없었는데 열흘 넘게 사진을 안 찍었다는 얘기.
딱히 이유를 찾자면,
- '사진'에 대하여 후회감이 들었다. 평생 다녀온 직업이 사진이었다. 그리고 28살 이후 취미로 찍은 사진기를 놓은 적이 없었다.
- 쉬고 있음에도 지쳤다. 스트레스랄까? 풀리지 않는 문제를 껴 안고 지내왔다랄까? 쉬어도 쉬는 게 아닌 삶.
- 겨울을 정말 싫어한다. 추운걸 정말 싫어한다. 옷을 껴 입고 코를 훌쩍거리며 추위에 약하기에 난 추운 계절이 싫다.
2주 만에 사진을 찍으러 나갔다. 날이 급 풀렸고 하늘이 너무나 푸르고 맑았다.
심지어 입고 나간 패딩이 너무 두껍나? 싶을 정도로 포근했다.
물론 막상 돌아다니니 따뜻하게 입고 나오길 잘했다 생각했다. 오후 늦게부터 찬바람과 함께 뚝 떨어지는 기온.
어쨌든,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딱히 해결하기도 힘든 일상의 스트레스.
스트레스를 안받을 순 없다. 스트레스 해소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중요한데,
예전엔 사진을 찍는게 스트레스 해소인 줄만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히려 '사진'이란게 나에겐 스트레스 요인이었다.
참 신기하다.
시간이 흘러봐야 실체가 보이고 후회를 하고 안타까워하고 고치기엔 늘 늦어 있고.
우리의 일상이 다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사진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더 이상 사진은 나의 취미가 아니다.
그냥 쌓아 온 지식광 경험과 실력이 있고 소통은 SNS로 되는 시대이기에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니깐
그것을 지속하기 위해서만 사진을 찍기로 했다.
사실 나의 취미와 특기는 사진이 아니었고
영화인이 되는게되는 게 꿈이었고, 음악인이 되는 게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