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뿌옇고 우중충하게 흐렸던 하루.
집에만 있기 너무나 답답해 멍이나 때릴 겸 호수에 갔다.
커피와 작은 빵을 사들고 호숫가 옆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고향에 계신 엄마와 통화도 하고
커피와 빵을 먹고
저녁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과 풍경을 바라보며
해가 지고도 자리를 뜨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져간 카메라를 꺼냈다.
흑백으로 오늘의 느낌을 담고 싶었다.
오늘 내 마음은,
기분은 즐겁고 싶은데
날씨는 너무나 우울했고
사진도 찍고 싶은데
날이 너무 흐려 사진기를 꺼낼 일도 없었는데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고
호숫가에 하나 둘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니
예상 못한 편안한 밤 느낌이 찾아온다.
그 느낌을 흑백으로 잠시 담아봤다.
흑백사진은 참 좋다.
흑백사진을 참 많이 찍는데
웹상이나 SNS 상엔 잘 안 올리게 된다.
최근 해외 SNS를 시작했는데
한국 사진 정서와는 달리
사진 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
평소 내 스타일의 사진을 올리니 반응이 좋아 기분이 좋다.
올 해는 인기 위주의 라면스프같은 인스타그램용 사진과는 별개로
내 취향의 사진을 그쪽에 많이 올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