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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지겨워질법도 했는데...
지겹다 되뇌이면서도 다시 찾고픈 가을이었는데, 어느새
겨울의 문턱까지 와 버렸다.
화로가에서 언 손을 녹이고 하얀 입김에 따스한 국물이 생각나는 겨울.
올 해도 어김없이 온 듯 한 느낌이랄까?
오늘 첫눈이 왔다.
함박눈이 바람에 날리는 첫눈을 바라보면서
서른 잔치도 저물어 가는 듯 우울해졌다.
외로움을 이겨내야할 나이인데도 아직도 외로움에 쩔쩔메고 있는 걸 보면
나도 정이 남아 있는 사람인가보다.
이번 겨울은 소주와 오뎅국물로 허한 가슴을 달래는 일이 적길 바란다.
2007. 11 궁평항 조개구이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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