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란 나여서 그런지
나이가 들고 도시 생활에 익숙해진 지 오래지만
여전히 자연과 함께하는 걸 좋아한다.
사진도 자연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
서울이란 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도시화가 왕성한 곳이다.
비자연적인란 얘기인데
그러함에도 서울이 자연과 가까울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두 가지 인 것 같다.
하나는 북한산이고 또 하나는 한강이다.
등산을 안하는 나에게 북한산에 딱 한 번 등산한 경험밖에 없었지만
서울 도심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자연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최고의 서울 속 자연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한강은
북한강으로부터 길게 서울을 가로지르며 우리에게 도심 속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해방구 같은 의미가 아닌가 싶다.
도시지만 자연이 흐르는 조화.
한강은 세계 어느 유명한 강보다 강폭이 제일 넓을 만큼 엄청난 강이다.
한국, 서울, 수도권에 살아서 한강은 그냥 출퇴근 시 건너가는 한강 다리 중 하나로만 느끼는 곳일 테지만
한강을 잘 활용? 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가 아닌가 싶다.
난 서울을 가급적이면 가지 않는다.
도시가 너무 싫기 때문이다.
그러함에도 안 갈 수 없는 곳이기에 가끔 가고 그럴 때마다 두 번 중 한 번은 한강을 가게 되는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아님 세 달에 두 번 정도?
그렇게 한강을 갔다 오면서 사진을 찍으면 참 묘한 기분이 든다.
시골에서 자란 나에게 자연은 그냥 자연 그대로였는데
한강이라는 서울 도심 속 자연은 뭐랄까 도시화로 둘러싸인 인공적이 되어버린 자연이랄까?
이곳에서도 나는 자연을 담으려 하고 있다.
사진 속에 늘 걸리는 한강 다리와 고층 건물들, 그리고 차량의 행렬과 도로들.
그 사이로 꽃과 나무를 담는다.
그것마저 안될 때는 구름과 햇살을 담는다.
나는 서울, 한강을 찍는 게 아니라 그 사이로 숨겨진 자연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남산이라도 올라야 탁 트인 시야가 펼쳐진다.
서울 바닥에서 1Km 이상의 들판이 있던가?
서울 수도권에 살지만
보이는 건 아파트와 고층빌딩들 뿐이고
드 넓은 하늘도 그 사이로 숨겨져 버리는 도시 풍경이 여전히 낯설다.
그러함에도 나는 작더래도 자연을 사진기에 담아보려 한다.
나는 자연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