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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사진의 가치

이 이야기는 일반인들에게 건네는 메시지이다.

이윤이나 목적, 이익을 위해 찍는 사진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찍는 '기억'으로 남는 일상사진을 말하는 것이다.

 

사진의 가치는 불변할까?

난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

사진의 가치는 90%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고 

나머지 10% 정도만이 시대에 따라 형태만 바뀌고 있다.

 

어쨌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사진이란 무엇일까?

지금 나와 내 주변의 일상을 남기는 것 아닐까?

그런데 가치는 어떻게 메겨질까?

바로 시간의 흐름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진의 가치는 높아진다.

가족을 이야기해 보자.

부모님은 영원히 함께하지 못한다.

세상을 떠난 부모님을 추억하는 건 대부분 사진이다.

그런데 세상이 발전했다.

사진 말고 동영상이라는 것이 있다.

90%는 사진으로 기억되고 부가적으로 시대의 변화에 따라 10% 정도의 동영상이다.

살아계실 때 부모님의 목소리를 많이 저장해 두어라.

살아계실 때 부모님의 사진을 그 누구보다 많이 찍어 두어라.

시간이 흐를수록 그 사진과 영상들은 가치를 더 할 것이다.

인스타에 올릴 사진에만 심혈을 기울이지 말고

집에만 들어가면 내려놓는 휴대폰의 사진기능처럼 외면하지 말고

일단은 부모님, 가족과의 사진을 많이 찍어 두어라.

나는 생각한다.

사진의 최대 가치는 내게 가장 소중했던 가족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것이라는 것.

두 번째,

사진을 찍을 때 메타데이터를 꼭 담겨두어라.

더불어 위취정보도 함께 담아 두어라.

사람의 기억은 불과 1년 전 오늘의 나를 절대 기억하지 못한다.

그것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사진이다.

지나간 시간은 개인에게 모두 추억이 되지 않겠는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기록을 정확히, 그리고 감성까지 담아두는 것이 사진이다.

잘 나온 사진이든, 실수한 사진이든, 잘 안 나온 사진이든 모두 남겨두어라.

인생은 언제나 잘 나온 사진 같지 않다는 걸 우린 안다.

대부분은 안 나오고 실수하고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무료한 시간들의 연속이 우리의 일상이다.

1년 전 오늘 오후에 나는 한강에서 일몰을 바라보았다.

그냥은 절대 기억나지도, 생각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사진은 정확히 알려주고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그때 공기와 느낌과 날씨와 함께 한 사람들과 지나가던 것들까지 모두 기억난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기술인가.

사진이란 이토록 우리의 과거를 아름답게 꾸민 채 보관되고 있다.

단, 모든 사진을 보관하고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찍은 모든 사진을 모두 저장해라.

사진저장에 대한 투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를 더할 것이다.

셋째,

유행과 인기와 관심, 그리고 이익을 위한 사진은 최소한으로 찍어라.

나는 인물사진을 안 찍는 건 아니지만 단순 재미로만 찍는다.

내 사진이 아니다. 단지 남의 사진일 뿐이다.

일반인 모델이든, 모델 지망생이든, 모델 프리랜서든 모델 인물사진은 개인에게 아무런 가치도 없다.

이익을 위한 인물사진이라면 직업이 될 테니 번외로 하고

우리가 취미로 일상사진을 찍을 때 인물사진은 촬영자에겐 큰 의미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 떠나고 지속되는 관계는 매우 적다.

단순 재미로만 찍어라.

너무 몰입하지도 말고

가능만 하다면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이어나갈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더 찍어줘라.

그 사람에겐 그게 역으로 큰 가치로 남을 테니.

다만 찍어준 사람에겐 큰 의미는 없다.

시간이 지나고 다시 돌아봐도 과거에 찍은 인물사진들은 그냥 쓰레기통으로 이동해도 상관없는 사진들이다.

재미로만 찍고 이 날 이런 사진을 찍었구나 정도로만 기억되면 될 테다.

인물사진으로 뭔가 이뤄보려는 것이 아닌 이상 

인물사진의 범위를

내 주변 사람들과 일상을 함께 기억하는 도구로 찍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사진의 가치는 결국 차원이다.

시간과 공간의 기억이다.

사진은 표면적으로 2차원의 평면이지만

거기에 기억이 첨가되며 사진은 3차원이 되고, 4차원이 되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과 기억, 이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것이 사진이다.

잘 찍은 사진이든, 어떤 사진기로 찍든, 누구를 찍든, 어떤 것들을 찍든

거기엔 꼭 '나'라는 존재가 있다.

늘 내가 거기에 있었고 나를 지속적으로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사진의 가치는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나는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을지는 정리가 됐으리라 생각한다.

나를 기억하고 내 주변 소중한 사람들을 기억하며

변해가는 내 주변 환경들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것.

바로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