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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사진 - 한 롤 이야기

(필름사진) 한 롤 이야기 (Kodak Gold 200)(Nikon F100)

잠시 그런 때가 있었다.

마음이 심란한 시기.

마음이 갈피를 못 잡고 헤매는 느낌의 며칠간의 방황.

그럴 때 수년 동안 쓰지 않던 필름을 필름카메라에 끼우고 사진을 찍으면

마음이 급격하게 평온해지고

기억에서 잊혀질만큼 안 쓰던 필름의 색감을 기대하며 사진을 찍었다.

코닥 골드 200.

수 년 동안 코닥 포트라 400만 쓰다가,

그 이전엔 코닥 포트라 160과 코닥 엑타를 쓰다가,

또 그 이전엔 코닥 프로 이미지 100과 컬러 플러스 200을 쓰다가,

그것보다 이전에 코닥 골드 200을 썼던 기억이 있다.

수년 만에 코닥 골드 200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이번 롤은 2회 만에 사진을 다 찍어서 다양성은 없다.

그냥 막 찍고 싶어서 자동 필름카메라를 썼다. 니콘 F100.


아침이었다.

매번 일몰풍경 위주로 찍다가 새벽같이 나가서 해가 뜨자마자 찍은 풍경들이다.

오랜만에 새벽 아침 풍경길을 걸으니 느낌이 새로웠고

오랜만에 써보는 코닥 골드 200의 느낌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다음 날,

서해 바다 일몰이 보고 싶어서 무작정 대부도로 향했다.

여름휴가철이라서 그런지 평일임에도 해변에 사람들이 꽤 많았고

일몰타임에 물이 빠지는 때라 아쉬웠지만

마음을 녹이는 저녁 바닷바람과 일몰빛은 일상의 여유를 느끼게끔 해주었다.

2시간 정도 거리의 멀지 않은 곳에 서해 해수욕장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늘 한다.

 


코닥 보급형 필름으로 쓰던 컬러플러스 200을 몇 롤 써보고 더 이상 쓰지 않는 이유는

주광하에서도 결과물이 너무 빈티지하고 올드한 느낌이라서 맘에 들지 않았다.

당시엔 21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기에 싼 맛에 썼는데

그래서 조금 더 비쌌던 코닥 골드 200을 안 썼던 것 같다.

코닥 골드 200을 쓰느니 6500원 정도의 코닥 프로 이미지 100을 쓰는 게 나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잊혀졌던 코닥 골드 200 필름을 수년 만에 써 보았다.

괜찮다.

필름 그레인이 다소 거칠긴 하지만 코닥 프로이미지 100도 이 정도로 거칠었던 것 같고 

그동안 최고급 네거티브 필름, 코닥 포트라 400만 쓰다 보니 눈이 높아진 것도 같다.

코닥 포트라 400만 수 년 째 쓰다 보니 뭔가 필름사진을 찍는 재미가 많이 줄어드는 느낌이고 좀 질리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코닥 골드 200과 프로 이미지 100 필름으로 다시 필름사진을 찍어볼까 한다.

필름 사진의 장점 중 하나가 필름을 골라서 쓸 수 있다는 건데 몇 년 동안 한 필름만 썼던 것 같다.

지금 나오는 코닥 필름을 돌려가면서 써야겠다는 생각이다.

근데 코닥 컬러플러스 200은 그래도 쓸 일은 없을 것 같다. 너무 빈티지한 느낌이라 싫다.


이제 가을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필름사진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폭염이 지나고 사진 찍기 좋은 계절이 오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