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바라본다.
영화 '딱따구리와 비'에서 이런 장면이 있다.
저기 있는 나무가 60년 된 나무이고 그 옆에 있는 나무가 25년 된 나무야.
어떤 거요? 저거요?
아니, 그 옆에 거.
저거요?
그거 말고 세 번째 거.
다 비슷비슷한데요...
나무는 어느 정도 자라면 나이를 구분하기 힘들다.
지켜보거나 키워 온 사람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어느 정도 자란 나무는 겉으로 보기엔 비슷비슷하다.
사회생활에서
나이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나이가 많은데 나이 어린 직원들과 나이차를 어떻게 극복할 거냐?이다.
난 이 질문이 참 이기적이라 생각한다.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모두 오히려 질문받는 사람보다 나이가 많다.
자신은 어떤지 말은 안 하고
나이를 먹은 사람에게 책임 전가하는 모습이다.
나이는 불가항력이다.
사회생활에서 나이는 그냥 숫자일 뿐이다.
마치 나무처럼,
나무를 나무로만 대하면
어느 정도 자란 나무는 다 비슷비슷하다.
사람도 비슷해야 된다고 본다.
사람과 나무가 같을 순 없지만
나이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 반강제적으로 밀려나는 사회현상에서
그 주축은 역시 나이 많은 사람들이란 것이다.
자기는 안정선상에 있으니 당신은 어떻게 할 거냐?
이 얼마나 무책임한 사회현상인가?
사회가 2030대 위주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요즘 구직 사이트를 돌아보면
유행처럼 등장하는 문구가
직원 전체가 대부분 2030대.
참 제살 깎아먹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젊다는 게 대수가 아니다.
사회는 세대가 어울려, 더불어 만들며, 변화 발전해 온 것인데
요즘은 젊은 게 이익인 것처럼 사회가 흘러간다.
마치,
나무를 억지로 베어 나이테를 확인하려는
참 이기적인 사회 현상 같다.
나무를 그냥 나무로 바라보면
그 나무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도 비슷하다.
사람을 사람으로 바라보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격이다.
사람을 인격체로 바라볼 줄 아는 것.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