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가득해지는 일몰 시간.
2030대 때 나는 일몰 찍은 기억이 거의 없다. 관심 밖의 시간이었다.
물론 사진은 지금보다 훨씬 신나게 찍은 기억이다.
2003년부터 2008년 즈음까지,
그 당시는 디카 전성기 시대였고
사람들은 신문물인 디카에 열광하며
너도 나도 똑딱이 디카 하나씩 사서 들고
사진 모임을 만들어서 서로 모여서 시간만 나면 사진 찍고 놀았다.
사진은 놀이였다. 함께 모여 노는데 디카로 사진 찍는 것도 함께였던 것.
일몰 찍을 일이 없었던 건
출사 끝나면 그 인원 그대로 호프집에 20-30명 자리 잡고 떠들고 사진 찍고 놀아야 했기 때문.
한창 놀 나이 아닌가. 2030대.
지금 2030대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그 때 우리가 누리던 일상은,
싸이감성 시절이었고,
다음카페 전성기 시절이었고,
수많은 종류의 피쳐폰 폰카로 셀카를 찍으며,
전지현의 올림푸스 디카 광고 시리즈가 그 시절 젊은 감성을 대변하던 시절이었다.
지금 나는 일몰 시간을 참 좋아한다.
어쩌면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에 나를 바라보듯 일몰을 바라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