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다.
주말 내내 비가 온다는 예보로 벚꽃 구경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런지 의문였지만,
주말 아침 예보는 저녁부터 비로 바뀌었다.
그래서 피곤한 주말 아침, 서둘러 오전에 길을 나섰다.
저녁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날은 하루 종일 흐릴 테지만 그래도 첫 벚꽃 구경을 갈 수 있음에 즐거웠다.
우산도 챙기지 않았고 두세 시간 사진 찍고 올 생각이었다.
벚꽃은 만개해서 흐린 빛임에도 아름다웠다.
그렇게 1시간 조금 넘게 사진을 찍고 있을 무렵,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예보를 다시 보니 오후 2시 전 후 1시간 내외로 약한 비가 내린 후 다시 멈춘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다가 커피숍으로 잠시 피신했다.
1시간 즈음 찍은 사진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근데,
비는 점점 더 굵어지고 멈출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30분 정도 더 기다리다가
비는 그칠 것 같지 않아 그냥 길을 나섰다.
우산이 없던 터라 사진을 더 찍기엔 무리가 있었다.
비를 맞으며 돌아왔다.
돌아오면서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비에 젖어가면서도 사진을 찍으며 돌아왔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일도 비 예보가 있지만 우산을 쓰고 오늘 맘껏 찍지 못한 초봄 사진을 찍겠다고.
그만큼 초봄의 싱그런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촉촉이 비에 젖은 새싹이 피어나는 나뭇가지들과 만개한 벚꽃이 조화로웠고
이제 사진의 계절이 시작됨을 느꼈다.
내일도 아름다운 봄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