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흐린 오후였다.
하루 종일 사진을 안 찍다가 뭐라도 찍고 싶은데
마침 동네 빈 공터에 코스모스를 심었다는 생각이 들어 해지기 전에 바로 가서 찍었던 사진들.
사진 한 쪽이 검다.
처음엔 내가 노출을 잘 못 맞췄나 싶다가 문득 드는 생각이
고속셔터에서 후막셔터가 제시간에 닫히지 않는 증상으로
오래된 필름카메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에러.
이거였다.
감도 400짜리 필름였기에 1/1000s가 한계였던 올림푸스 OM-1에서는 대부분 고속셔터로 찍혔던 것.
바로 수리점행 이후,
지금 현재까지 잘 쓰고 있다.
사실 깨끗한 OM-1을 새로 사고는 싶지만 물건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