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필름을 꺼내 들었다.
날은 좋지만 너무 더워 오후 4시쯤 움직인다.
단렌즈 4개를 다 챙겨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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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컷이다.
아래가 포인트인데 타버려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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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
오후 호수가의 햇살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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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라 파란 하늘에 구름보기가 힘든데
뿌옇긴 해도 그래도 하늘도 이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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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넋을 잃고 반짝반짝 풍경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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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녹색 잎은 꼭 찍어줘야한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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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사이로 반짝거리는 늦은 오후 햇살이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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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맘에 드는 한 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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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산 넘어로 지기 전까지 호수가를 멤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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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해가 넘어가려 한다.
이 때의 황금빛 반짝거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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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넘어가고
엷게 물드는 호수가의 풍경색이 참 맘에 든다.
차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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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을 맡기기 위해 남은 두 컷을 회사 옥상에서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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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필름컷들이다.
필름가격도 문제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사진 찍을 일이 그리 많지는 않다.
사람들을 피해다니며 찍어야 한다랄까?
왜 '피해다닌다'라는 표현을 쓰냐면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생활방역엔 무심하다.
코로나19가 초동대처를 잘해서인지는 몰라도
덥다는 건 핑계고
마스크 쓰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
턱마스크, 입만 가리고 코는 내민 마스크, 쓴건지 걸친건지 입과 코가 붕 떠서 쓰나마나인 마스크.
차라리 쓰지 말고 나오질 말길.
나올꺼면 꼭꼭 싸메듯 마스크 쓰고 다니길.
마스크 잘 쓴 사람이 마스크 안쓴 사람에게 코로나19에 감염될 확률이 75%가 넘는다고 한다.
꼭 그런 사람들이 사진 찍어달라고 휴대폰을 내민다 ㅠㅠ.
마스크는 보호수단이 될 수 없다. 남을 위해 써야하는 것이다.
이래서 사람들을 '피해다닐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2020년의 후반기가 시작됐다.
코로나19 끝나기 전에 새로운 전염병이 돌 것 같은 암울한 생각이 든다.
사진 생활, 계속 잘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