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가을을 위한 공간, 구경찰대이다.
가을이 무르익었고
평일 한낮의 한가함과 평온함이 좋았다.
낙엽과 단풍잎이 가을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가 마음까지 맑게 해 주었다.
Ektar100을 쓰는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진한 색감의 필름 버전.
이 빛을 필름이 단종되지 않기만을 바라며 계속 담고 싶을 뿐이다.
가장 보기 좋은 단풍길이다.
인증사진 찍기 좋은곳이기도 하고
잠시 걷기에도 참 좋은 길이다.
여유를 가지고 가을을 느껴야 하는데
전체를 오후 2~3시간 안에 다 돌아야 하는 탓에
그게 좀 아쉬운 하루였다.
사실 필름으로 사진을 찍는 주된 이유는
이런 나만의 스타일을 담고 싶은 것인데
이게 또 혼출때만 가능한 일이어서
출사라는 건 호불호가 갈린다.
그래서 1~2주에 한번은 필름혼출을 즐긴다.
아, 이토록 아름다운 푸른빛 푸른하늘!
사실 가을은 아침빛이, 오전빛이 좋다.
누군가와 함께 아침부터 나오기는 힘들고
혼자일 때 오전 일찍 밖을 나선다.
가을 청명한, 한가로운 가을을 느끼며 사진을 찍기엔
역시 오전이다.
기회가 된다면 오전에 다시 오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