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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IphoneX] 어떤 사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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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는 '남'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남들이 없으면 내가 있음을 어떻게 증명해 낼 수 있을까?

이 생각으로부터 시작된 30대 중반의 사진 모임 생활.

하지만 이젠 그 남들이 싫다.

 


우리는

자기 상황에 맞추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누구나 그렇다. 그래서 모두 각자의 삶은 다르게 존재한다.

그런데,

사람을 만나다 보면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기 이미지.

누구로부터 자기 이미지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자기 이미지를 만들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내 경험상으로는 절대 스스로 자기 이미지를 만들 수가 없다.

왜냐하면 늘 주변엔 남들이 존재하고

남들이 바라보고 인식하고 판단하는 바에 의해 

주변은 나를 '아, 그 사람'이라고 규정짓는다.

근데 요즘은 자기 이미지를 스스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바로 SNS.

타인과의 직접적인 접촉 없이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다만 철두철미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 또한 100%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 또한 평가받기 때문이다.

 

사람은 사람을 다른사람에게 말하는 버릇이 있다.

주제가 되는 사람에게 직접 말하는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정말 드물다.

즉, 내 귀에만 안들리는 남들의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미지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전혀 의미가 없다.

진짜 나는 따로 있을테니깐.

 

나는 완벽주의자 성격에 고지식하며 틀에 벗어나는 일을 거부하고 남들보다 예민하며 섬세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사회성이 떨어진다.

이 떨어지는 사회성을 극복하기 위해 서울 큰 사진 동호회 활동을 수년간 하면서

바꾸려 엄청난 노력을 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 부질없는 일.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남들은 자기가 판단하고 싶은 대로 그 테두리 안에 두고 남을 평가하려는 습성이 있다.

나 또한 그렇다.

목적이었던 사회성을 높여 친화력을 높이는 수고는 헛되게 끝나고 말았다.

지금 그 많던 사람들은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지, 소식조차 없다.

실패인 것이다.

남들은 또 날 그때의 그 모습 그대로만으로 날 기억하고 머물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걘 좀 그래' 일 테다.

 

나는 많이 되돌아와 있다. 그 시기 이전으로.

다시 완벽주의를 추구하고 있고 남을 잘 궁금해하지도 않으며 

내 방식이 나쁘지 않은 한 내 방식대로 살아가는 성격으로 돌아와 있다.

 

사람을 많이 만나면 만날수록 남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소문에 민감해지고 쓸데없는 말들의 홍수 속에서 거를 건 거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근데 그게 말이 쉽지 막상 그렇게 지내다 보면 또 거기에 익숙해져 있는,

즉, 나도 그 대화에 끼어있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잘해줘 봐야 오해만 사고 

거리를 두면 무리에서 멀어지게 되고

참 거지 같은 나날이었다.

 

지금은 꽤 마음이 편하다.

오히려 혼자이고 회사일 빼고는 스트레스받는 일이 없다랄까?

물론 아픈 거 치료 안돼서 계속 약을 먹어야 하는 게 걸리긴 하지만,

다시 내 사진을 찍고

내 생각을 남기고

글을 쓰고

내 방식을 택하며 지내는 게 편해졌다.

 

소통?

누가 만들어낸 말인가?

얼마나 빈 말들이 많았으면 '소통'이라는 단어가 일상어가 되었겠는가?

난 오히려 덕분에 괜찮아질 계기를 얻은 듯하다.

의미 없던 인간관계들.

피드백 없는 나만 주는 관심.

나에 대한 관심은 그 누구도 없었다.

말미에는 꽤나 지쳤었다.

그리고 거기로부터, 그곳에서의 사람들로부터 완전히 떠나길 선택했고

지금은 남은 사람은 사실상 없다.

어떻게 지내냐는 문자 한 번 받은 게 다인 내가 불쌍한 게 아닌 헛된 시간 낭비에 대한 허무함만 들뿐이다.

 

 

잘 지내냐고 연락 오는 사람? 

가족 말고는 없다.

오히려 아프면 회사 사람 눈에 보이니깐 같이 일하긴 싫어도 그래도 아픈 걸 알아주니 그들이 더 낫다랄까?

아이러니다.

 

어쨌든 나는

20대 때 내 감성적인 고집이 깊었고 그 깊었던 내면을 다시 끌어내기 위해 많이 되돌아왔다.

그렇게 앞으로도 천천히

내 본성대로 잘 지내려 하고 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사람이 아닌 '여유' 다.

그리고 그리 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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