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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야기

사진은 거짓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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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여간 인물사진 카페에서 활동한 적이 있다. 그만둔 지 몇 년 안됐다.

근데 내 사진 스타일은 포토샵은 안쓰는 스타일이라 리퀴파이는 아예 쓰질 않는다. 잡티나 좀 제거해 줬던가?,,,

그래도 만족스럽다며 진심으로 좋아할 땐 사진 찍는 보람을 느끼곤 했다.

일 예로 

여러 사람이 찍은 사진을 자기 부모님한테 보여줬더니

내가 찍은 사진이 제일 너답고 좋다라고 하더라든 말을 들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암튼 나는 찍을 때 그 순간의 인물 느낌에 최선을 다하지

후보정으로 뭘 만들어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인물사진이니깐.

그 때 그 사람의 모습을 감정과 기분까지 있는 그대로 가장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깐.

 


근데 모임에 문제가 생겨 일부가 빠져나오고 활동을 하다가 그만 둘 무렵부터였나?

그 중 모델하던 한 사람이 인스타로 돈을 벌려고 작정을 했는지

과거 사진들 다 지우고 새로운 인스타 삶을 시작하더니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올라오는 모습을 보고 

아, 인스타 이거 못 볼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그 사람만 그러겠는가?

인스타그램 조금만 훑어봐도

여자고 이쁘고 야하고 궁둥이 내밀고 가슴골 내밀고 있으면 팔로워 1만은 기본인 인스타그램이다.

근데 그 여자 진짜로 실물 보면 음... 할많하않.ㅎ

협찬이며 광고며 관심을 얻기 위한 인스타그램 활동이라면 조금 정이 떨어졌다랄까?

그래서,

내 인스타그램에 연신 인스타그램의 거짓들과 욕심들에 대해 쓴소리로 도배해버리고는

지금 내 인스타그램은 팔로워 0, 팔로우 0 상태로 비공개 방치 중이다.

지금은 거의 찾아오지 않는 이 곳에 속 편하게 내 맘껏 사진과 글을 남기고 있다.


나는 '순수사진'이란 걸 지향해왔다.

사진은 이제 접근하기 가장 편하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창조활동 중 하나가 됐다.

근데 난 성형수술 같은 후작업은 제외한다.

그냥 일상의 모습을 찍고 싶다.

일상의 인물을 찍고 싶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난 후 자기 사진을 돌아봤을 때 

아, 이때 내 모습은 이랬구나~라는 추억의 산물이어야지,

이게 누구야! 할 정도로 턱 깎고 눈 키우고 키 늘리고 가슴 키우고 골반 라인 만들고,,,

사진은 거짓말을 한다.

인스타그램 속 여자 사진은 거의 대부분 거짓말을 한다.

예전에 찍은 사진을 내 인스타에 올리면 지금 잘 나가는 몇몇 여자들이 사진 내려달라고 DM 보내겠지?

동호회 규칙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데 동의하는 조건으로 활동한 거라 올리든 말든 내 맘이겠지만

그럴 생각은 없다. 사실 꼴 보기 싫거든.

팔로워 늘리고 과거에 올린 사진 싹 다 지우고 해시 링크 다 지우고 찍어 준 사람들 다 언팔하며 뒷담 화하며 신분 세탁하는 꼴이

뉘 집 자식인지 본성이 드러난다랄까?

이러니 착한 사람만 호구된다는 말이 나오는 거겠지.

남이 연구해서 강의하고 끌고 다니며 알려주고 그것도 모임이랍시고 함께 1년 넘게 활동하고선

이제는 그게 자기 사진 보정 기술인 양 자기가 만든 필터라고 팔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참 가지가지 한다.

 


사진은 거짓말을 한다.

인스타그램은 거짓말을 한다.

사람은 돈 앞에 거짓말을 한다.


다시 돌아와서 

나는 '순수사진'을 지향한다.

근 1년 넘게 사진으로 사람과 거의 어울리지 않고 있다.

즐거웠던 기억들도 많았지만 못 볼 꼴 몇 번 겪고 나면 즐거웠던 그 기억들마저 흉해져 버린다.

그래서 맘 편하게 혼자서 '순수사진'을 찍고 다니고 있다.

내겐 지금 이 시기가 혼출의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쓸데없이 개인이 만든 필터 같은 거 사서 쓰지 마세요.

그거 큰 효과도 없고 사진마다 '온도'차도 커서 맞지도 않아요.

그런 필터 2500원 정도 주고 살바엔 그냥 커피나 한 잔 사서 드세요.

차라리 제가 추천하는 전문적인 기업 앱을 사세요.

VSCO, RNI fim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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