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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Canon 5D] 오이도 사진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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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뭐랄까, 늘어지는 느낌?

3일을 집에만 있어보니

사람이 잠만 자게 되고

자기 관리조차 안되다 보니

이러면 안 되겠구나!

땀을 흘려도 잠깐이라도 밖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불쑥 밀고 들어왔다.

그래도 오후 3시까지 뒹굴뒹굴하다가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길을 나선다.

목적지는 오이도로 선택했다.

이 시간대에는 전철 이용객이 거의 없다.

물론 돌아올 때도 그렇다.

그렇게 오이도에 도착했다.

 

 

 

폭염으로 굉장히 더울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바다에서의 오후 6시 이후 햇살은 찌는 듯한 더위는 아니었다.

바닷바람이 신선했다.

일몰 때에 맞춰서 살짝 여유를 두고 시간 계획을 세웠더니

딱 맞는 오이도 산책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한다.

매일 산 너머로 지는 일몰 풍경만 보다가

바다에서의 시원한 일몰을 보니

뭔가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바닷소리를 듣다가 마음을 치유해주는 음악을 들으며 일몰을 구경한다.

 

 

주말 치고는 예전처럼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건 아니었다.

확실히 인기 없는 오이도이다.

아마도 인근 사람들이 오는 곳이랄까?

확실히 서울 사람들이 맘 잡고 찾아오는 곳은 아니니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몰 색이 바로 이런 색이다.

붉고 노랗고 푸르고 옅은 보랏빛과 옥색이 섞여 파스텔 톤의 하늘을 연출해주는 색.

너무나 좋다.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나의 마음은 치유되고 있다.

 

 

일몰은 해가 진 후 10분 후의 색도 상당히 아름답다.

다행히 물때가 맞아서 오이도 바다는 만조였고

빛나는 태양과 맑은 하늘에

해가 진 후 풍경도 아름다웠다.

 

 

오이도는 한 길 산책이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한 길을 따라 산책을 한다.

동선이 다 같다는 것이다.

사진을 열성적으로 찍는 여자 둘을 처음부터 발견했다.

가볍게 산책 나온 사람들과 연인들은 다들 폰카로 찍지만

나처럼 맘 잡고 사진을 찍으러 온 사람은 사진기를 들고 온다.

그 둘도 필름 카메라와 전문가 카메라를 들고 정말 즐겁게 사진을 찍는 모습이 왠지 부러웠다.

동선이 같다 보니 처음부터 일몰까지 계속 보게 되고

둘이 서로 중형 필름 카메라로도 찍고, 후지 클래시카 필름 카메라도 보이고,

확실히 둘에게는 오늘이 기억되는 멋진 날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두 여자분의 부럽고 즐거운 모습에, 불현듯 예전 여럿이서 출사로 왔던 생각도 떠오르고

코로나 시국에 마스크와 거리두기 해야 하는 안타까움도 함께 밀려왔다.

 

 

한참을 걷다가 잠시 벤치에 앉아, 지는 태양을 잠시 바라보며,

다시 사람들이 즐거운 웃음소리를 내며

맘껏 일상을 즐길 수 있는 날이 꼭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오이도 석양빛은 그런 빛이었다.

 

우리는 지금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래도 웃음을 잃지 않고

이 힘든 시기를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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