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

출사모임은 실패, 혼출은 성공 [Canon 5D]

출사가 있어서 참석했다.

내가 좋아하는 골목 출사였고 좋아하는 골목, 청파동이었다.

냅다 참석했는데

진행은 서소문 역사박물관에서 2시간, 그리고 성당에서 출사.

출사 공지는 골목길 출사였지만

실상은 실내출사에 별로 찍을 게 없는 성당 출사.

뭔가 배신감이 들었다랄까?

심지어 역사박물관 내에서는 사람들이 마스크도 안 쓰고 떼로 시끄럽게 인물사진을 찍으니

당연히 관리자의 거센 지적이 있었고

난 그 광경을 보며,

아, 이게 사진 진상인건데~ 생각하며 나 혼자 따로 근처 공원을 돌았다.

출사 진행자는 참석자를 챙길 생각은 없어 보였고

난 무리와 떨어져 혼자가 되고

혼자서 모이기로 한 성당에 갔는데

사진엔 관심없고 다들 벤치에 앉아서 얘기만...

괜히 시간만 버리고 기운도 빠지고 골목 출사는 없어

그냥 나 혼자 빠져 나왔다.

앞으로 아무 출사나 나가지 않기로 결심하고

답답하고 화가 나는 마음을 달랠겸, 집에 오는 길에 동작대교에 들렀다.

늦은 오후의 햇살이 서정적이었다.

노을카페에서 시원한 레모네이드를 마시며 일몰도 기다렸다가 찍고 오고,

오늘 전반전은 대실패였지만 후반전 혼출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게 사진 찍는 맛이지.

관람을 해야 할 박물관 내에서 몰려다니며 시끄럽고 복잡하게 모델 사진 찍는 그 광경이 누가 봐도 사진 진상들이었고,

나는 그 무리에 끼지 않고 일찍이 떨어져 나와 내 사진을 찍었다.

사진 찍는 모습만 봐도 그 사람의 성격이 다 보인다.

할 말은 굉장히 많지만 쓴소리 써봐야 내 머리만 버리는 듯해서 이만하고

내일 혼자 즐거운 사진을 찍으러 갈 생각을 하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