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안 좋아진 건지
수동 초점 맞추는 게 어려운 건지
요즘 필름, 핀이 나간 사진들이 참 많다.
안타깝지만 어쩌겠는가, 필름 사진인걸.
사진만 찍으러 나가면 날이 흐렸다.
그냥 오랫동안 늘 흐렸다.
사진 찍기 참 어려운 날들의 연속이었다.
당연히 사진 색도 많이 틀어진다.
흐린 날은 필름 사진을 찍으면 망치기 일쑤다.
해바라기가 해바라기 답지 않게 이상한 노란색이 되었다.
역시 흐린 날.
뭘 찍어도 맘에 안 든다. 힝.
날이 참 좋았던 날이었는데
1호선 전철이 타면 행선지가 바뀌는 어이없는 일을 당해
40분이면 갈 곳을 1시간 20분 걸려 도착하니 해가 지고 있었다.
꽃이 참 예뻤는데 색이 역시 이상하게 나왔다.
필름 사진 찍기 참 힘들다 ㅡㅡ;;
드디어 해가 맑게 뜬 날이었다.
너무 더워서 그랬을까?
흐르는 땀 때문에 초점 맞추기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이제 가을이라는 생각에 사진 망쳐도 즐거운 날이었다.
가을이 서서히 오면서 일몰을 안 찍기 시작했다.
찍을 게 없는 시기에 일몰을 찍곤 했는데
이 날은 흘러 흘러 우연히 저녁에 서울대공원에 있게 되었다.
마침 일몰 하늘이 정말 예뻤다.
황화 코스모스의 시기이다.
가깝고도 유명한 올림픽 공원 들꽃마루에 갔다 왔는데
무슨 날이 이리도 더운지...
시원한 음료 생각에 몇 장 찍다가 그냥 돌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가을꽃, 구절초가 피기 시작한다.
오늘은 필름을 다 소진하고 맡기러 가기 위해
몇 장 안 남은 컷을 담아본다.
코닥 프로 이미지 100은 녹색의 발색이 좋아 늦봄, 한여름에 찍기 참 좋은 필름인데
코닥 포트라 필름을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 가을에 10 롤 구매했다.
날씨 좋은 상황에서 많이 찍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