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오고
먹구름이 가득 드리운 하늘
해는 가려져 없고
굉장히 차분한 듯 가라앉은 느낌의 주변 풍경들.
이런 날,
2002년 말에 나온,
21년 전 카메라를 들고 나온 건 잘한 일일까?
올림푸스 C-5050z를 들고
무겁고 낮게 드리운 비 온 뒤 흐린 날을 걸어 보았다.


















사진이 잘 찍혀서 좋은걸까?
사진이 내 느낌대로 찍혀서 좋은 걸까?
둘 다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난 사진이 잘 찍히는 카메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느려서 촬영 자체가 더디고 결과물도 요즘 품질에 비한다면 비할 수 없이 옛날 품질이지만
나의 결론은 늘 하나다.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어떤 카메라든 좋다.
오늘의 21년 된 올드 디카 올림푸스 C-5050z도 참 좋았다.
어쨌든 내가 오늘을 걸으며 느꼈던 풍경의 느낌을 잘 담아내 주었다.
그래서 늘 생각해 보는 것,
'잘 찍은 사진이란 뭘까?'
사진기라는 장비를 떠나 내가 느낀 느낌을 잘 표현해서 사진으로 담는 것.
그렇게 맘에 드는 사진이 나왔을 때 나는
오늘 사진 참 맘에 든다라고 생각한다.
잘 찍은 사진이란 많은 사람들에게 맘에 드는 사진이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오늘의 느낌이 그대로 잘 담긴 사진을 1년이나 그 후에 다시금 꺼내어 보게 됐을 때
아, 이 날 이런 느낌이었지라며 되새길 수 있는 것.
그게 잘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