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에 멈추어 선다는 것.
그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시간은 절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잠시 멈출 수는 있다.
하지만 시간에 멈추어 선다는 건 뭘 의미할까?
당장 내가 이 다음으로 할 일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
우리는 늘 다음을 생각하며 걱정하고 계획하고 해결하며 지내고 있다.
현재를 산다는 건 미래를 준비하는 일.
그것을 하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존재하기 힘든 고통이 따른다.
내일에 존재하기 위해 현재는 내일을 위해 사는 것.
이것을 멈출 수 있을까?
시간에 멈추어 선다는 것.
잠시 멈추었을 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난 요즘
아무 생각도 없이 공허에 존재하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항상 무언가를 쫓아 지내 온 지난 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잃은 것만 늘어났을 뿐.
이 사회에서 존재하기 위해 난 앞으로 또 무얼 해야 할까?
이 고민이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나는 공허가 되고 싶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시간에 멈추어 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