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 한강 시민 공원에서 코닥 골드 200 한 롤을 다 찍고
이어서 엑타 100으로 찍었다.
역시 엑타 100의 슬라이드 필름 느낌의 화려한 색감이 참 좋다.
역광 촬영 시
코닥 포트라 400도 상당히 뛰어나지만
코닥 엑타 100이 내주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한다.
역광에선 의외로 채도가 죽는 경향이 있지만
엑타 100의 고채도 특성상
역광에서도 색감이 살아있다.
인물 역광에선 포트라 400이,
풍경 역광에선 엑타 100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다른 한강공원과 달리
이촌한강시민공원이 더 좋은 이유는
강 따라 풀숲과 큰 나무들이 이어져있고
의외로 많은 벤치들이 마련되어 있다.
사실
한강을 바라보며
나무 그늘 아래로 부는 바람을 맞으며
한 숨 쉬어가기 참 좋은 곳이
이촌한강시민공원이다.
순광에서 디지털에서 색을 표현하는 느낌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코닥 엑타 100 필름만의 진득한 느낌이 정말로 좋다.
강한 역광에서
꽃을 살려서 찍어 보았다.
담고 싶었던 느낌 그대로 잘 나온듯하다.
일몰 풍경인데
한스탑 더 어둡게 찍었으면
일몰 구름의 멋짐이 더 두드러지게 나왔을 텐데
조금 아쉬운 사진이다.
3일 내내 비가 오다가 맑아진 하늘이다.
먼저 찍은 코닥 골드 필름 스캔을 맡길 겸 오후 느지막이 성북동으로 향했다.
원래 다니는 현상소는 동대문 DDP 근처에 있는 곳인데
요즘 그곳에 필름이 수백롤 밀려서 한 번 맡기면 4~5일 걸린다고 해서
새로운 곳을 찾아 성북동까지 가 보았다.
참고로 처음 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작년에 사람들하고 사진 찍으며 구경 갔던 곳이었고
그 옆 커피숍에서 뜨거운 여름날 커피도 마셨던 곳이었다.
새삼 서울이 그리 넓은 곳이 아니란 걸 느꼈다.
필름을 맡기고 근처에 있는 낙산공원에 올랐다.
오후 5시 반 전후였는데
찬란한 햇살이 낙산공원을 아름답게 비추고 있었다.
드문 드문 찾아 올라오는 사람들도 기분이 좋아 보였고
역시 모두 예쁜 풍경에 사진 남기는 모습들이었다.
재미있는 건
낙산공원에 올 때 컬러필름은
항상 코닥 엑타 100이었다.
자주 오는 곳은 아니었는데
점점 자주 오게 될 것 같다.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가기 직전
황금빛 햇살이 골목에 스며드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담은 사진이다.
가져간 빈티지 디카로도 담았는데
역시 엑타 100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느낌 최고다.
다음날
인데
원래는 샛강생태공원을 가려고 나섰는데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뒤숭숭해서
중간에 내렸다.
부담 없이 찾는 동작역 동작대교이다.
동작대교에 올 때면 늘 동작대교 위에서 찍다가
조금 더 찍을까 싶으면 노들섬 쪽으로 향해 가곤 했는데
오늘은 반대편 흑석동 쪽으로 향했다.
그쪽으로 가는 짧은 산책로엔 숲이 우거져 있어서 좋은 곳이다.
한강을 따라
강변에 숲이 있고 나무가 있다는 건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솔솔 부는 시원한 강바람에
나뭇잎 부딪히는 소리가 참 시원하게 들린다.
꽃봄이 지나고
요즘 꽃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한 컷 찍어 보았다.
사실 찍을 때도 별 감흥이 없었는데
역시 결과물도 별 감흥은 없구나.
마지막 컷이다.
더 찍을까 싶었지만
마음이 뒤숭숭해서 그런가
그냥 필름이나 맡기러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번 필름 한 롤은 이렇게 마무리한다.
엑타 100 필름은
어쩌면 회색 빌딩으로 가득 찬 서울 환경에서
어쩌면 가장 잘 어울리는 네거티브 필름이 아닐까 생각한다.
엑타 100 필름을 들고
햇살 쨍하게 맑은 날
남산이나 낙산공원을 찍어보면
엑타 100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