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카사진 - 한 롤 이야기

필름사진, 한 롤 이야기 (Kodak UltraMax 400)(Olympus 35RD)

 

딱 한 달 정도 걸렸다.

한 롤 찍는데.

 

 

새로운 모임 첫 모임 장소가 선유도라서

진짜 오랜만에 선유도에 가게 되었다.

서울 올라와서 처음 사진기 들고 사진 찍으러 간 곳이 선유도인데

초기엔 사람들하고 자주 갔지만

어느새부턴가 가지 않는 곳이 되었다.

 

 

 

 

올림푸스 35RD로 찍으면

가볍게 셔터를 누르게 된다.

물론 그러라고 나온 카메라라서 그럴테지만

날 좋은 날 35RD를 들고 나가면

꼭 구름을 찍게 된다.

 

 

 

 

 

 

장미축제가 한창일 때 찍은 몇 컷.

솔직히 사진 초기엔 꽃을 거의 찍지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초기엔 사람 사진 외에는 찍지 않았었으니까.

지금 사람 사진을 찍지 않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 때문이다.

남아 있는 사람 하나 없이 모두 뿔뿔히 흩어져 연락조차 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인물사진은 안찍게 되고

관심도 없던 꽃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꽃사진을 찍으러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러함에도 장미꽃 예쁜 줄은 몰랐었다.

 

 

 

 

올림푸스 35RD가 기계적 한계상

주광에 얕은 심도 사진을 찍기 힘든 카메라이다.

그러함에도 난 이걸 해낸다.ㅋ

최대개방 조리개값이 f 1.7임에도 불구하고 최고셔속이 1/500s밖에 되지 않아서 ND4 필터는 필수다.

게다가 RF 카메라 특성상 최단초점거리가 거의 1M에 가깝다.

이 사진은 ND4 필터에 1/500s에 맞추니 조리개 2.8이었다.

 

 

 

 

 

슬슬 서울대공원을 그만 갈 때가 된 것 같다.

작년부터 공사니 뭐니하면서 호수의 물을 거의 다 빼놓고 있어서

가장 큰 매력이었던 호수가 흉물 풍경이 되어 버렸다.

난 물을 선호한다.

그래서 최근 한강으로 메인 촬영장소를 천천히 바꿔가고 있다.

 

 

 

 

요즘 대공원엔 굳이 사진 찍으러 가진 않고

일몰 즈음에 머리 식힐 겸 일몰 구경하러 간다.

일몰 풍경 구경하면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고 있으면

사람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음이 상당히 무거운 날이었다.

아무 의미없이 왕송호수에 갔었는데

가자마자 돌아왔다.

마음이 상당히 무거운 날이었다.

 

 

 

 

 

어느 날 문득

하늘을 보니

아름다웠다.

 

 

 

 

 

요즘 최애 장소 중 하나인 동작대교에서 사진을 찍는다.

동작대교는 맑은 풍경 속에 쓸쓸함도 묻어 있는 듯,

마치

조용필의 '꿈'이란 노래에서 나오는 느낌을 느낄 수 있다랄까?

그래서 좋다.

 

 

 

 

 

필름 스캔을 새로운 곳에 맡기기 시작했는데

멀다. 상당히 멀다.

대신에 맡기고 30분 내외로 결과물을 보내준다.

필름 스캔업체 근처에 낙산공원이 있다.

그래서 필름의 끝부분이

낙산 성곽길이나 낙산공원 풍경일때가 많아졌다.

이번에도 그랬다.

낙산 성곽길을 따라 낙산공원까지 올라갔다.

날이 참 맑았다.

 

 

 

 

마지막 컷인데 초점이 나갔다.

1Km 넘게 오르막길을 걸어올라가다가

뜨거운 태양에 지쳐 쓰러지기 일보직전까지 간 것 같다.

다리가 후들후들할 때 찍은 마지막 컷.

이러니 초점 맞추는 것마저 까먹고 찍었겠지.

상당히 힘들게 올라갔고

내려올때도 상당히 힘들었다.

 

 

 

작년 말부터 한동안 보급형 필름을 쓰다가

다시 고급형 필름을 쓰려고 한다.

코닥 포트라 800.

예전에도 비싸다고 자주 쓰지 못했었는데

지금 가격 생각해보면 그 때 많이 쓸 걸 하는 생각과

후회는 늘 하는 법,

찍을 수 있을 때 찍자.

그래서 다시 고급형 필름으로 찍기로 마음 먹었다.

다음 롤은

아마도 코닥 포트라 160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