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가을은 누리고 즐기는 계절이 아니라 지나가는 계절이 된 것 같다.
11월 초까지 덥다가, 어느 순간 하룻밤만에 추위에 덜덜 떠는 날이 찾아온 2024년의 가을, 11월이다.
가을바람을 맞기도 전에 매섭게 추운 바람에 정신이 번쩍 든다.
가벼운 외투 하나 걸치고 가을바람을 맞으며
춥지도 덥지도 않은 상쾌한 가을날을 즐겼던 때가 언제였는지 떠올려 본다.
잠깐 과거 사진들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2018년의 가을이 참 좋았음이 떠오른다.
가을 강바람이 만족 그 자체였던 날.
시리도록 푸르른 하늘과
멀리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억새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강가에 자란 큰 나무들은
다소 외로운 듯 하지만 바람에 살랑살랑 춤을 추는 그림들.
그 가을날이 좋았다.
그 가을날은 추억으로 삼키고
이제는
바람마저 스쳐 지나가는 가을, 11월을 맞이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