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은 파괴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게 얼마나 우매한 짓이냐면
마치 내 몸을 스스로 갈아엎는 일을 끊임없이 함으로써
당장의 이익을 위할 순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결국 자신을 파괴하고 있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나와 관련이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보호할 때 누릴 수 있는 터전 그 자체인 것이다.
아름답던 자연은 수년이 지난 뒤 대부분 빌딩들이 들어선다.
이 얼마나 파괴적인 행위인가.
그 땅 위에 빌딩을 지은들,
단지 서울과 접근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원래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결국 소수만의 이익을 위한 갈아엎음 그것뿐이다.
2013년, 나는 그 벌판 위 가을 풍경에 매료되어 더욱더 자연을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그곳은 포클레인과 공사차량이 드나들면서 자연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흙먼지와 시멘트, 그리고 철근들로 가득 찼고
누구나 드나들며 자연을 느낄 수 있던 곳은 통제되어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서해바다를 품은 넓은 들판, 이 한마디만으로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곳.
그곳은 지금,
내가 들어갈 일도 없는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고 예전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아무리 맑은 옹달샘에도
물고기가 죽고 그 물고기가 썩어 들어가면
옹달샘은 누구도 찾지 않는 썩은 물이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자연을 파괴만 하고 있다.
그러고 만든다는 것이 '인공공원'이라니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개발인가.
지난날 담아놓은 수많은 자연 풍경 사진들을 보며 아쉬움 담긴 한숨만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