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좋아서
날이 맑아서
무척 덥지만 그건 중요치 않았고
필름 사진을 찍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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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OM-1에 망원 렌즈로 사진을 찍고 싶어서
가방 가득 수동 렌즈를 챙겨 나간 날.
과천 미술관 앞에 전망대 같은 터가 있는데
거기에서 내려다본 풍경.
200mm의 압도감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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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뜨거운 하늘 위 뭉개 구름 한 점.
이 날 감도 200짜리 필름으로 찍다보니
노출이 오버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진들이 대부분 조금씩 노출 오버로 찍혔다.
비운의 1/1000s 셔터스피드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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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사진을 좀 찍다가
여기 벤치에 앉아서 쉬기도 했었는데
언제부턴가 사진을 찍다가 쉬는 일이 줄어들었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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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하는 뷰이다.
특히나 겨울 눈 내리고
작은 호수가 얼어 하얀 눈으로 덮히면
꽤 볼만한 작은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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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나뭇잎을 담아본 듯 하다.
이젠 좀 내 사진에서 식상하달까?
그러함에도 필름 사진이 주는 오묘한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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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주제는 구름인데
구름은 하얗게 날라가고
꼬끼리 열차 뒤꽁무니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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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노출오버. 1/1000s 셔터스피드의 한계.
다음부터는 맑은날엔 니콘F100을 들고 나와야겠다.
구름 참 예뻤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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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반짝 거리는 빛의 눈부심이 좋아서 담았다.
역시 이럴 때 빛을 발하는 200mm 망원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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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 더 어둡게 찍어야 되는데
요즘 evf 미러리스 뷰파에 익숙해져서
노출 감도를 많이 잃은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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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랑 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버드나무가지의 잎들이 참 좋았는데
사진으로 표현하기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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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하얗게 날라갔다.
이렇게 눈부신 날엔 어쩔 수 없는 사진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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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아련하게 눈부신 느낌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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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망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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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OM-1의 한계가 셔속에 있다.
1/1000s 셔터스피드의 한계는
눈부시게 맑은 날 감도 200짜리 필름으로 찍을 땐
조리개를 한계치인 16이나 22까지 조여도 셔속이 1/1000s를 넘어
위 사진들처럼 노출 오버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970년대에 나온 카메라이기에 불만은 없다.
다만 한계만 있을 뿐이다.
그러함에도 이 낡은 수동 필카를 계속 손에 들고 찍는 이유는
재미가 있다.
그 즐거움에 또 사진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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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절반정도는 인물사진을 찍어서 사진이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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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후지 C200 필름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냥 있어서 쓴다.
나는 코닥 필름이 내 사진 스타일과 맞아서 코닥필름을 좋아한다.